노장 극작가 장일홍이 쓴 제주4.3, 강정 그리고 삶
노장 극작가 장일홍이 쓴 제주4.3, 강정 그리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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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희곡집 <오케스트라의 꼬마 천사들> 발간
출처=교보문고.

제주 극작가 장일홍(70)이 새 희곡집 <오케스트라의 꼬마 천사들>(연극과 인간)을 최근 발간했다.

희곡집에는 제주4.3, 강정해군기지 갈등, 노동문제, 지구온난화 같은 가볍지 않은 사회 문제들을 무대의 언어로 녹여냈다. 

<꽃 속에 숨겨진 시간>은 이덕구, 김달삼, 박진경, 김익렬 같은 4.3 당시 실존 인물과 평범한 주인공의 만남을 통해 4.3의 굴욕과 민중의 시련을 형상화 했다.

<구럼비가 운다>은 소수 주민의 작전으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되는 과정부터 민군복합항 완성까지 지난한 과정을 담았다. 앞선 4.3 작품처럼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등장시켰다. 작가는 “이처럼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역사의 진실을 올바르게 증언하자는 역사의식과 사명의식으로 쓰였다”고 설명한다.

<삼십 년 후>는 지구 온난화로 생길 환경 재앙을 다룬 작품이다. 곧 들이닥칠 대형 쓰나미를 마주하는 가족들의 참담한 심경을 그린다. <85호 크레인>은 초보적인 노동 조건과 생활 조건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어려운 생활 처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본가를 반대하는 노동쟁의를 벌이는 노동 현장의 이야기다.

제주 현안부터 전 지구적인 문제까지 짚어낸 노장 극작가의 시선은 놀랍기만 하다. MBC TV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를 바탕으로 창작한 <오케스트라의 꼬마 천사들>, 법정스님의 이야기를 소재로 ‘업’(業)에 대해 다룬 <인연의 굴렁쇠야, 돌고 돌아 어디로 가느냐> 처럼 잔잔하게 다가오는 작품도 있다.

작가는 “이 나이쯤 살고 보니 인생 별거 없고, 인간도 별거 아니란 걸 알게 됐다. 하지만 문학은 이 별거 없는 것들에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나는 문학을 통해 사람을 유심히 바라보는 법, 삶을 새롭게 정의하는 법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장일홍 작가는 1950년 제주시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을 중퇴했다.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꾸준히 희곡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1991), 한국희곡 문학상(2000), 전통연희 창작희곡 공모 최우수상(2003), 월간문학 동리상(2004) 등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4.3 장편소설 <山有化>를 간행했다.

연극과인간, 310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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