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마라톤 빛낸 태흥·애월초 꿈나무들의 도전
아름다운마라톤 빛낸 태흥·애월초 꿈나무들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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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여행 대신 추억 만들기에 나선 태흥초-지난해 이어 1년 기부 프로젝트 애월초
제주 초등학생 52명이 제12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추억 만들기에 나서 의미를 더했다.
 
20일 제주시 구좌읍 구좌체육관에서 열린 아름다운마라톤에 서귀포시 태흥초등학교 6학년 19명, 제주시 애월초등학교 6학년 33명이 참가했다. 태흥초는 졸업을 앞둔 졸업여행으로, 애월초는 지난해에 이어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마라톤에 도전하기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태흥초 학생들.

▲6년간 함께한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 ‘추억만들기’ 나선 태흥초

태흥초 6학년 김민석, 김민우, 김선우, 김성은, 김세훈, 김연성, 김충혁, 김현건, 송승백, 정윤호, 현유민, 강효빈, 구민정, 김민영, 서주연, 현유진, 김다온, 박예성, 박예은 학생이 아름다운마라톤을 함께 찾았다.
 
19명은 태흥초 6학년 전부로, 인솔은 문준혁·고택현·신용호 교사가 맡았다.
 
태흥초는 학생수가 많지 않은 시골학교라 대부분은 6년을 같은 반에서 보냈다.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뿔뿔이 흩어지게 되자, 마지막 1년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추억 만들기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함께할 수 있는 추억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태흥초 학생들은 ‘마라톤’ 참가를 결정했다. 평소 경험하기 힘든, 앞으로 도전할 일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태흥초 아이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뛰거나 걸으면서 추억만들기에 나섰다.

성인들도 꾸준하게 체력관리를 하지 않으면 힘든 마라톤 참가는 아이들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매주 수요일마다 운동장 달리기, 걷기로 훈련했다. 훈련은 힘들었지만, 꾸준하게 훈련하다보니 체력은 점점 좋아졌다. 몇몇은 포기하려다 6년간 곁을 지켜준 친구들이 옆에 있어 마음을 다잡았다.
 
참가 코스는 아이들의 선택이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자율에 맡겼다. 
 
태흥초 학생 19명 전원이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흥초 학생 9명은 아름다운마라톤 5km코스에, 10명은 10km 코스에 도전해 전원이 완주했다. 몇몇은 낙오할 뻔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친구들과 교사들이 큰 도움이 됐다.

송승백 군은 “정말 힘들고, 뛰기 싫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계속 다독여 줬어요. 친구들도 옆에 있어서 완주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김다온 양은 “마라톤은 너무 힘들어요. 다리가 너무 아파요. 그래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라며 다음에 또 마라톤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니요”라고 씩 웃었다.
 
1년간 정성스레 모은 저금통을 아름다운마라톤 주최측에 기부하는 애월초 학생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기부행렬에 동참한 애월초

지난해 1년동안 살찌운 돼지저금통을 기부해 ‘기부와 나눔’을 모토로한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을 빛냈던 애월초가 올해도 아름다운 동행을 했다.
 
6학년 1반(담임 이한결) 강혜인, 권나윤, 김가현, 김주아, 김준성, 민지원, 박수빈, 박소희, 오지민, 이하음, 김건우, 김민석, 김보규, 김재현, 오해광, 옥경준, 전기범 17명.
 
6학년 2반(담임 김소연) 고은현, 김령경, 김빈, 김민균, 문예림, 심도빈, 박지율, 이온유, 이우진, 천예리, 강현우, 김기정, 이건우, 조은성, 조효준, 홍승완 16명.
 
애월초는 지난해처럼 1년간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일 운동장 1바퀴를 뛸 때마다 100원을 모금했다. 책을 10쪽 읽어도 100원, 숙제를 1개 해도 100원씩 저금했다. 그렇게 돼지저금통을 살찌웠다.
 
착한 일을 했는데, 왜 돈을 내야 하냐고 묻는 아이들도 있었다. 오히려 용돈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성인도 완주하기 힘든 10km에 도전하는 애월초 학생들.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다독였다. 저금통의 무게는 곧 노력의 무게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1년동안 쌓인 저금통의 무게는 43만6890원.

애월초 6학년 33명은 20일 열린 아름다운마라톤 개회식 무대에 올라 주최 측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현장에는 6학년 1, 2반 담임 교사와 교직원 김순영씨가 아이들을 인솔했다. 
 
고사리 손으로 모은 저금통을 아이들이 기부하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박수소리에서 “기특하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애월초 전원은 10km 코스에 도전했다. 안타깝게 김건우·김재현 군은 완주하지 못했다.
 
김 군 등 2명은 마라톤 참가를 위해 연습하다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부상을 입었음에도 1년간 이어진 노력을 헛되게 할 수 없다며, 대회장을 찾았다.
 
아름다운마라톤 도전을 마무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애월초 학생 33명.

열심히 달렸지만, 결국 고통을 이겨낼 수 없었다. 친구들 그 누구도 약 올리지 않고, 위로했다. 친구가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바로 옆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김소연 교사는 “아이들이 정말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마라톤 도전이 값진 경험이 돼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올바른 사람으로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악동(樂童)들의 의미 있는 도전은 ‘기부와 나눔’ 홀씨를 퍼트리며 올해 아름다운마라톤 대회의 주인공이 되기에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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