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양영식-이경용-문종태 의원, 제주합창단 관련 문제제기

왼쪽부터 양영식, 이경용, 문종태 제주도의원.
왼쪽부터 양영식, 이경용, 문종태 제주도의원.

1년 넘게 상임지휘자 공석 사태를 빚고 있는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23일 제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합창단 객원지휘자 운용 과정에서 제주시가 관련 조례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포문은 양영식(연동 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었다.
 
양 의원은 “제주합창단 상임지휘자 특별전형 문제가 있었다. 올해 4월 제주합창단 운영위원회는 특별전형 채용을 부결한 바 있다”고 운을 뗐다.
 
개정 전 ‘제주도립예술단 설치·운영조례’에 따르면 특별전형은 운영기관장의 추천에 의해 특별전형자를 위촉할 수 있었다. 1명만 추천하더라도 예술단 운영위원회가 가·부만 결정하면 돼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특별전형이 무산됐다.
 
제주도의회는 예술단 운영위원회가 예술단 운영 전반에 대해 심의·의결할 수 있는 기구로 권한을 확대하는 골자로 조례를 개정, 지난 7월 공포됐다.
 
양 의원은 “제주시가 올해 하반기 객원지휘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예술단 운영위의 심의·의결을 받지 않았다. 관련 조례 제22조에 따르면 운영위가 심의·의결해야 한다. 제주시가 조례를 위반해 객원지휘자를 선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위원회에 의뢰해 제주시 행정 행위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제주합창단 갈등이 심각한데, 제주시가 독단적으로 객원지휘자를 운용했다. 제주예술단 전문성 확보를 위해 운영위가 있다. 제주시는 조례에 맞게 상임지휘자를 공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경용(서홍동·대륜동, 무소속)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제주합창단 운영 전반은 운영위 결정에 따른다. 관련 조례가 7월10일자로 공포됐다. 그럼에도 제주시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자인 김신엽 문화예술팀장은 “전국 공모를 언제할지 등 권한은 제주시장에 있다. 운영위 결정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조례에 따라 운영위는 제주합창단 중·장기 발전 방안과 제주도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 특별전형과 관련된 사안 등을 심의·의결한다. 사실상 운영위가 제주합창단 운영 전반에 대해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가졌다. 그럼에도 운영위 심의·의결 없이 제주시가 객원지휘자를 운용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조례에 따르면 특별전형은 운영위의 심의·의결을 받아야하고, 일반 전형은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객원지휘자 운용과 새로운 지휘자를 언제 뽑을지 등은 제주시장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제주합창단 운영위가 이미 '전국공모'로 진행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후 운영위가 의결한 방안을 바꾼 적이 없다. 그런데도 제주시가 객원지휘자를 선발했다"며 “제주합창단과 도의원,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만들겠다. 그 자리에서 다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종태(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들었다.
 
문 의원은 “제주시가 문화예술 단체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공무원들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 문화예술은 창작의 영역이다. 문화예술인들은 관리 감독 받으면 움츠려든다. 제주시가 정말 간섭하지 않았다면 의회에 관련 민원이 접수되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얼마 전에 마무리된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가 행정이 행사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아서 성공했다. 다만, 의원들도 양쪽 얘기를 다 들어줘야 한다. 한쪽 얘기만 들으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도의원과 제주합창단,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마무리됐다.
 
올해 창단 34년째인 제주합창단은 지난해 4월 제9대 양은호 지휘자가 임기를 마친 뒤 1년 넘게 상임지휘자 공석 사태를 맡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국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출신 인사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려 했지만, 제주도의회가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 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무산됐다.
 
제주시는 나주시립합창단 상임예술감독인 김정연 지휘자를 객원지휘자로 선발했고, 제주합창단은 이날 오후 7시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기획연주회를 열 예정이다. 다만, 상임지휘자 공석으로 정기연주회는 ‘99회’에서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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