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시청서 '횃불'들고 결의대회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원희룡 도정이 공론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시민사회와 성산읍 주민들이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 저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성산읍 주민 200여명과 제주지역 시민사회 소속 300명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은 "제2공항을 추진하려는 세력들에 의해 일부 도의원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공론화 청원이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공론조사를 위한 특위 구성은 운영위원회 통과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제주도민이 공론조사 특위가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장은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도민 여론을 모아서 제출하면 받겠다'고 했지만 원희룡 지사는 '국책사업인데 어떻게 제주도가 공론조사를 할 수 있느냐. 전문가들이 결정한 제2공항인데 비전문가인 제주도민들이 좌지우지하느냐'고 한다"며 "그럴거면 도지사.대통령도 전문가를 뽑아야 한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도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원희룡 지사를 겨냥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강 이장은 '제주도의 미래는 국토부와 원희룡이 결정하지 않는다"며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 공론조사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제2공항 향방을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이장은 "국토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와 협의중이지만 11월 중순께 확정 고시하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제2공항을 막아내는 것이 제주도의 미래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서울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과 세종시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제주청년 노민규씨와 현장 전화연결을 통해 제2공항 강행을 막아내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졌다.

이성준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은 "2005년 500만명이던 관광객이 2016년 1500만명을 넘어섰다"며 "환경수용능력을 초과하는 과잉관광과 난개발에 제주가 숨이 차다"고 말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위원은 "골프장과 대규모 리조트, 타운하우스까지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정화되지 못한 오폐수가 바다로 방류되고 있다"며 "삼다수를 만드는 지하수는 고갈되고, 오염 위기이고, 제주의 허파 곶자왈은 30% 이상 훼손되는 등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위원은 "이대로 계속 20~30년 지난다면 제주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될 것"이라며 "제2공항은 제주환경 파괴의 브레이크가 아니라 엑셀을 밟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에선 한익태 신산리 청년회장과 현진희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가 '횃불'을 밝히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제주의 백년대계는 도민 다수의 참여와 숙고로 계획돼야 한다"며 "제2공항의 찬성과 반대를 뛰어 넘어 공항이 하나 더 필요한가에 대한 판단은 도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방분권의 시대에 제주도의회가 도민의 뜻을 묻고 수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절차"라며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은 도의회의 도민 공론화 절차 진행에 최대한 협조해야 하며 도민 공론화 해결에 반대하는 집단이나 단체가 이를 모략하거나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2공항 결사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제주도의회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도민의 공론을 모아 정부에 전달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제주도의회가 제주도민의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는 절차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공론화 과정은 물론 ‘공론화 그 이후’까지 제주도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삶을 지키고 가꿔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제2공항 공론조사를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통해 대도민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비상도민회의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공론조사를 촉구하는 단식농성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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