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송창권 도의원 대안교육 정책토론회...“두 가지 조례 통폐합 등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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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학교 밖 청소년 교육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주 대안교육 정책 토론회' 현장 모습. ⓒ제주의소리

대안학교로 알려진 비인가 교육 시설에 다니는 일명,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현재 제주도·제주도교육청으로 나뉜 지원 조례를 손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 기관의 적극적이고 성의 있는 태도는 당연한 전제 조건이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미 의원(비례대표)과 교육위원회 소속 같은 당 송창권 의원(외도·이호·도두동)은 23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학교 밖 청소년 교육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주 대안교육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학교 밖 청소년을 돕기 위한 제도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제주도 소관의 ‘제주도 학교밖 청소년 교육·복지 지원 조례’에 더해 송창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제주도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가 지난 9월 임시회 때 통과했다. 유사한 성격의 두 조례가 겹치는 동시에, 청소년 지원 사업의 중심이 제주도냐, 도의회냐를 두고도 부딪히는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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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발제자로 나선 송창권 의원은 “지금은 사실상 두 조례가 겹치는 상황이라 서로 업무를 떠넘기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 비슷한 대안교육 조례가 하나 더 만들어진 꼴이 됐다”면서 “내가 대표 발의한 조례의 애초 취지는 교육 지원은 교육청이 집중하고, 복지 부분은 제주도가 집중하자는 뜻이다. 조례를 통폐합하거나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제주도와 교육청이 서로 만나는 교육행정협의회가 있다. 각 기관 수장이 일 년에 두 번 이상 만나는 중요한 기구인데, 대안교육에 대해서는 협의가 안 되는 것 같다. 서로 간에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의견에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도, 교육청 관계자도 의견을 보탰다. 

강승철 제주도 여성가족청소년과 청소년팀장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복지 지원은 제주도, 교육 지원은 교육청이 담당하는 게 맞다고 본다. 여성가족부 소관 사업 참여는 제주도, 교육부는 교육청이 맡아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는 제주도가 관리하고 교육청은 향후 학교 밖 청소년 지원팀을 신설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도청에서 청소년 부서는 기피업무다. 6개월 간격의 정기인사 때마다 팀장부터 실무자까지 전부 바뀐다. 이런 와중에 나는 1년6개월째 이어가 고 있다”며 “예전에 근무했던 서울시와 비교하면 현재 제주도는 예산 배정이나 신규사업에 있어 여유가 없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좌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고경수 제주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도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가 이번에 통과됐으니 내년에 학교 밖 청소년 담당팀을 만들고 차곡차곡 준비하겠다. 교육감도 학교 밖 청소년을 돕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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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가자들은 제주도, 교육청이 각자 맞는 역할을 제대로 구분해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의소리

2001년 대안학교를 만든 이영이 볍씨학교 교사는 “향후 학교 밖 청소년 정책과 관련한 운영위원회 같은 것이 만들어지면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인적 구성을 갖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지원 여부가 아니라 차별이다. 대안학교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차별의 근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력 인정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년째 대안학교 보물섬 학교에 다니는 17세 김지한 양은 “부모님이 말하길, 내가 초등학교 시절 공책 가득히 ‘100점을 맞고 싶다’고 적어놨다고 한다. 그걸 본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아 4학년 때 대안학교로 입학시켰다”면서 “대안학교는 기존 학교와 추구하는 가치도, 가르치는 방식도 다르다.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삶의 길을 가도록 성장시킨다. 새로운 교육을 접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며 공부를 신나게 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 양은 “대안학교는 행정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국민, 같은 청소년으로 대해주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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