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활쓰레기로 군상 제작...11월 1일부터 15일 거인의정원서 개인전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빠른 속도로 원래 모습을 잃어버리는 제주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든 제주도민에게 질문 던지는 전시가 열린다.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하는 이승수 조각가의 개인전 <어디로 가야 하는가>(Where Should We Go)이다.

해녀, 4.3 헛묘, 화북 삼우조선소 등 제주 관련 주제를 통해 공동체와 현대 사회의 본질에 접근해온 이승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제주는 최근 10년 사이에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50만명이던 인구수는 70만명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관광시설이 들어섰고, 온 섬은 365일 공사 중이며, 제주의 경관은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제주도가 안고 있는 보존과 개발이라는 모순된 시대적 과제 앞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고 소개한다.

이번 신작은 작가가 평소 즐겨 사용한 인간 군상의 형태를 이어가지만, 작품 재료에서 의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조각 속에는 각종 해양쓰레기와 생활쓰레기로 가득 차있으며, 겉은 시멘트로 발라냈다. 고개를 숙인 채 불규칙적으로 서있는 군상들은 제 모습을 상실해가는 제주 안에서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작가는 소개의 글에서 “인간에 의해 병들어 가는 자연과 그것을 직면하고 해결해 나아가야 할 현 시대의 자연 환경 문제를 다시 한 번 상기 시키고자 한다”며 “끝없이 펼쳐진 대자연 앞에서 시멘트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우리에게 이 군상들은 한편으로 불편함을 안겨준다. 자연에 흡수되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조각상들은 마치 현시대 인간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 우리 인간들이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직접적으로 표출한다”고 설명한다.

이승수는 1977년 제주에서 태어나 섬에서 자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오랜 시간과 공간의 흔적이 담긴 자연물이나 인공물을 발굴하듯 찾아내 그 기억의 의미를 찾아내려는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까지 12번 개인전을 가졌고, 10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하정웅청년미술상(2016), 제1회 초계청년미술상(2011), 포항아트페스티벌 우수작가상(2011), 대한민국신진작가상(2005), MBC 한국구상 조각대전 대상(2004) 등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도, 제주도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한다. 전시 장소는 거인의 정원(제주시 대원길 58)이다.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이승수 작가의 작품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공=이승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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