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도민공론화 특위 구성 촉구...48시간 철야집회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 개최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제주 제2공항 도민 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 가부를 앞두고,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도의회 앞에 모여 촛불을 밝혔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9일 오후 7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제주도의회가 오는 31일 제377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2공항 특위 구성 여부를 결정짓는 가운데, 이를 촉구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뤄졌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48시간 철야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이날 촛불문화제 역시 철야집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확연히 싸늘해진 밤공기 속에 참가자들은 옷깃을 여매고 촛불과 '제2공항 반대' 손팻말을 들었다. 철야집회 일정이 갑작스럽게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모인 참가자들로 인해 촛불은 환히 밝혀졌다.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내년 제2공항 기본설계에 대한 350억원의 예산 심사를 앞두고 있고,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요구도 이달말께 날 예정이다. 제주도의회의 공론화 특위까지 결정되는 등 이번 주는 그동안 제2공항 투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국회 예산 저지와 환경부로부터 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의회의 공론화 특위 구성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의회가 공론화를 거치겠다고 공표한다면, 국회 예산심사 등에도 '공론화 결과를 보고 결정한다'는 부대조건이 달릴 수 있다"며 지원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성명서나 기자회견 등에서 드러난 제2공항의 절차적 정당성 외에 개인적으로 제2공항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김영주 난산리장은 "난산리는 800여년 전에 설촌된 마을로 350여호가 친형제보다 더 이웃을 사랑하면서 지낸 마을이다. 무와 감귤을 재배하면서 자식들으 가르쳐 왔다"며 "그러나, 제2공항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이해득실을 따지다보니 형제같은 공동체가 깨지기 시작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이장은 "생명줄 같은 농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거대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게될지가 걱정이다. 현금 받고 쫓겨나면 어디다 땅을 사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그는 "주민들이 눈물로 호소해도, 주민들이 생존권을 빼앗는 상황에도 '미안하다', '책임지겠다'는 등의 소리는 누구 하나 하지 않았다"며 "살아남기 위해 제2공항을 끝까지 저지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주최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제주의소리

시민 김택진씨는 "저는 성산 사위로 장모님도 땅값이 오를 것을 기대해 제가 제2공항 반대하러 간다는 것을 꺼려하신다"며 "아직도 지역의 어르신들은 자신들의 밭 위로 비행기가, 전투기가 날아다닐 생각은 하지 못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제2공항 건설 얘기가 처음 나올때부터 '제2공항은 군사기지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확신을 갖고 얘기했는데, 지금에 와서 현실이 됐다. 공군기지 들어와 전투기가 다니면 어느 관광객이 오겠나"라며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제2공항의 문제를 더 알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청앞천막촌에서 제2공항 반대 운동에 힘을 실어 온 김선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비자림로, 송악산, 동물테마파크, 제2공항 다 난리다.제주가 이렇게 망가져있는 줄은 뒤늦게 알았다"며 "내가 살아야 할 곳은 예쁜 환경이 지켜진 제주다. 건강하면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는 30일 오후 7시에도 촛불문화제를 열고, 밤샘 투쟁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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