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면 세화1리 주민들, 양돈악취 근절대책 마련 촉구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1리마을회가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양돈악취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1리마을회가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양돈악취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양돈장에서 정화조로 연결된 배관이 막히며 축산폐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제주도청 앞을 찾아 양돈악취 근절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표선면 세화1리마을회는 30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악취민원 다발생 양돈장을 '악취관리지역' 농장으로 지정하는 등 실효성 있는 양돈악취 근절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돼지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 '우리가 돼지냐', '더이상은 못살겠다', '도지사는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마을에 거주하는 340가구 주민들은 청정한 공기를 갈망하면서 조용하고 아늑하게 살고자 염원하고 있지만, 마을 인근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양돈악취 때문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을 견디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구나 지난 29일 인근 과수원으로 분뇨가 넘쳐 유출되는 사태를 언론에서 지켜본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발효되지 않은 분뇨가 농장 외부로 무단배출 되도록 시설물 관리를 소홀히 한 양돈사업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이번 분뇨유출 사태는 처음이 아니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예견된 일이었다. 2015년 7월에도 같은 장소로 분뇨가 무단 배출된 바 있으나 강력한 행정조치와 재발방지대책은 추진되지 않았다"며 "관리당국의 책임 또한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양돈악취 민원은 끊이지 않으며 도정에 대한 불신과 도민갈등은 증폭되고, 도정이 가고자 하는 청정제주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양돈사업에 위해를 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양돈사업을 하더라도 죄 없는 대다수 인근 주민들에게 고통은 주지 말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왜 양돈업자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는데 인근 마을 주민들이 희생하면서 매일매일 심적·정신적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가"라며 "양돈업 허가권자인 제주도당국이 도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면 도민들이 구역질나는 양돈악취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취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악취관리지역 지정기준 기준치 년 1회 이상 초과로 강화 △악취민원 다발생 양돈장 '악취관리지역' 농장 지정 △악취포집 측정 연중 실시 △분뇨 무단배출에 대한 시설물 폐업조치-관리감독 책임자 엄단 △분뇨 무단배출 토지 및 지하수 오염도 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앞서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지난 20일 표선면 세화리 A양돈장에서 잇따라 축산폐수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해당 농가에 대해서는 현재 가축분뇨 무단배출 혐의로 제주도자치경찰단 수사가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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