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도의회 운영위 반도민적 작태 규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가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심사 보류한데 대해 제2공항 반대 단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이 일었다.

제주도내 1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31일 오후 2시30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론화 특위 구성안을 심사 보류시킨 도의회 운영위원회 의원들의 천인공노할 반도민적 작태를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의회운영위원회 의원들은 민의의 수렴기관인 의회의 의무와 책임을 부정했다. 김경학 위원장은 심사도 진행하지 않고 표결을 강행했다"며 "대놓고 도민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부하고 의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31일 오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31일 오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이어 "올 초부터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제2공항 갈등해결을 위한 도민의 의견은 공론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대다수 도민들이 이미 공론화를 통한 제2공항 갈등해결에 동의하고 있고, 1만2000여명의 도민들이 청원을 해 본회의 의결까지 거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표결에 참여했던 의회운영위원회 위원들을 각각 거명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제2공항 특위 구성안에 대해 심사 보류를 결정한 의원은 김경학(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을 비롯해 강성균(더불어민주당), 강시백, 김장영(이상 교육의원), 오영희(자유한국당), 이경용(무소속) 의원 등 6명이다.

31일 오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31일 오후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먼저 김경학 위원장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은 도민들의 민의를 배신하고 의회운영의 원칙을 무시한 김경학 의원을 당장 징계위에 회부해 제명처리해야 한다. 도의회에 앉아있을 자격이 없는 의원"이라고 힐난했다.

또 "전직 교육의원인 강성균 의원을 비롯해 강시백, 김장영 의원은 교육의원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 도민들의 민의를 위해 의원으로서 전직 교육자의 양심으로 헌신해야 할 의원들이 안 그래도 존폐 논의가 되고 있는 마당에 교육의원의 폐지 이유를 추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오영희, 무소속 이경용 의원에 대해서도 "누가 자유한국당 아니랄까봐 그렇게도 도민의 뜻을 짓밟는가. 무소속이면 도민도 무시하는 무소신이 자랑인가. 스스로 의회를 떠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상도민회의는 "6인의 의원은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짓밟은 제주도의 공적으로 규정하고 도민들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의원들은 책임지고 이번 심사 보류의 문제를 원상회복하라. 조속히 공식적으로 안건 심사를 처리하고 본회의로 넘겨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도민공론화를 통한 제2공항 갈등해결 민심은 도민사회 전체가 공감하는 천심이다. 김태석 의장을 비롯해 공론화 특위 구성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빠른 시일 내 이 사안을 처리하기 위한 제2공항 공론화 특위를 구성하라"고 밝혔다.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은 "우리 다음 세대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우겠나. 이런 부끄러운 상황, 의원 답지 않은 사람들이 개탄스럽다. 오늘은 제주도의 민의가 짓밟인 날로 기억되고, 6명의 의원은 역사의 대역죄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의회민주주의를 거스르는 폭거이며 쿠데타다. 도민 절대다수가 원하는 공론화를 본회의에서 의결해놓고 그걸 다시 상임위에서 논의한다는 자체가 제주도의회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이 사태가 바로잡히는 방법이 제시되지 않으면 도의회도 우리의 적으로 보고 결사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 광화문에서 천막 농성중인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이날 제2공항 특위 구성이 불발됨에 따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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