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잇단 태풍에 제주 지하수는? ‘목마른 서부 vs 물난리 동부’
가을장마‧잇단 태풍에 제주 지하수는? ‘목마른 서부 vs 물난리 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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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10월 강수량 1551mm ‘물폭탄’에도 일부지역 지하수 부족 ‘종합대책 시급’
올해 제주가 유난한 가을장마와 잇단 태풍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크게 늘었지만 지역에 따라 지하수가 넘치는 곳이 있는가하면, 일부 지역은 지하수 고갈을 우려하고 있어 '지하수 관리'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 수위가 지역에 따라 극과 극이다. 올해 유난했던 제주의 가을장마와 직간접 영향을 끼친 세 차례 태풍으로 일부 지역은 지하수 함양량이 모처럼 풍부해졌지만, 일부 지역은 고갈을 우려하는 상반된 모습이어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강수량으로 제주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북부와 남부는 지하수가 크게 늘었지만, 서부지역은 여전히 지하수 부족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4개월간 제주에 무려 1551.6mm의 비가 내렸다. 월별로 7월 510.1mm, 8월 242.3mm, 9월 610.6mm, 10월 188.6mm 등이다.

이는 지난해 7월 48.7mm, 8월 376.5mm, 9월 187.7mm, 10월 347mm 등 총 959.9mm보다 1.5배 이상 많은 강수량이다. 2017년 7~10월 강수량 합계 640.1mm 수준과 비교하면 곱절 이상 많은 비를 뿌렸다. 

이 때문에 올해 제주의 농경지는 유난한 가을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의 영향으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반면, 지하수의 수위는 크게 높아졌다. 

제주도 지하수관측정보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JD삼양1 지하수위는 지난 3일 기준 6.23m까지 지하수위가 높아졌다. 

해수면을 기준으로 6.23m 높게 지하수위가 올라왔다는 의미로, 3개월 전인 8월4일 기준 지하수위는 2.55m에 수준보다 2.5배 가까이 늘었다. 초기 가뭄에 시달리던 올해 4월28일 지하수위는 0.94m에 불과했다.

제주도는 각 지역 앞에 JW, JR, JD, JI, JH 등을 넣어 관측소 명을 부여하는데, JW는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사용되던 기존 취수정, JR은 광역 상수도 개발사업에 따라 감시용으로 설치한 관측소, JD는 해수 침투관측망 구축사업에 따라 조성된 관측소, JI는 지하수 함양률을 조사할 수 있는 관측소 등을 의미한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모두 제주 지하수위와 수온, 질산성질소, PH 농도 등을 관측하는데 이용된다. 

10월께 올해 최고위를 찍고 조금씩 떨어지는 제주 삼양(위), 오등(아래) 지하수위. 가물었던 올해 봄(빨간선)과 비교하면 지하수위가 많이 상승했다.
위 그래프는 제주 동부지역인 삼양 지하수위. 아래 그래프는 제주시 오등동 지하수위. 위·아래 그래프의 빨간선은 지하수의 수위가 가장 낮았던 5월경의 지하수위 기준선으로, 삼양과 오등 지역의 지하수 수위가 크게 높아졌다. 
9월말부터 용천수로 추정되는 물이 솟아나 도로와 집 마당 등이 침수된 제주시 화북동 금산마을.
9월말부터 용천수로 추정되는 물이 솟아나 도로와 집 마당 등이 침수된 제주시 화북동 금산마을.

애월읍 JM신엄 지역의 경우 올해 7월17일 기준 지하수위는 5.16m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부터 꾸준히 상승해 11월3일 기준 18.01m에 달할 정도로 수위가 높아졌다.

초기 가뭄에 시달리던 4월13일 지하수위가 0.77m이던 한림읍 JD한림1 지역의 경우 10월3일 지하수위가 3.04m까지 올라갔지만, 11월3일 1.34m 수준으로 가물었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10월7일 9.15m까지 치솟았던 애월읍 JD수산4 지역 지하수위도 11월3일 5.09m까지 떨어졌다. 가물었던 4월 15일 지하수위는 1.78m 수준이었다.

올해 봄 지하수위가 –2.39m까지 낮아졌던 한경면 JD고산1 지역도 지난달 0.24m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다시 –0.1m 수준까지 떨어졌다. -2.69m까지 떨어졌던 대정읍 JD무릉1 지역도 10월 0.4m 수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5m 정도로 낮아졌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제주 서부지역 지하수 수위 하락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빠른 것은 분명하다. 제주 서부지역 강수량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한 요인이다. 서부지역은 동부지역 보다 연평균강수량이 30% 이상 적다.

또한 서부지역 토지 특성상 지하수 함양률이 동‧남‧북부지역보다 낮다. 제주 서부 일부 지역의 경우 지표면에 내린 비가 지하수가 되기까지 최대 55년이 걸린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함양률이 낮으면 빗물 등이 지하수가 되기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오래 걸린다. 

실제로 제주 서부지역 상수도 공급을 반세기 넘게 책임져온 제주시 한림읍 옹포천 옆에 위치한 한림정수장은 지하수가 메말라 올해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제주 서부지역에서 매년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되는 지하수량이 함양량을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월동 밭작물 재배가 많은 제주 서부지역의 경우 9~10월 사용하는 농업용수량이 많다. 동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강수량도 적고, 토질 특성상 함양량 역시 적다. 그러나 사용량은 더 많아 지하수위가 빠르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제주 서부지역 무릉(위), 수산(가운데) 지하수위. 다른 지역과 다르게 가물었던 올해 봄 수준까지 빠르게 낮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물었던 올해 봄(빨간선)보다는 수위가 높아졌지만,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가고 있다.
위 그래프는 제주 서부지역인 한경면 무릉 지하수위. 아래 그래프는 애월읍 수산 지하수위. 위·아래 그래프의 빨간선은 지하수의 수위가 가장 낮았던 5월의 수위 기준선으로, 무릉과 수산 두 곳 모두다 5월 보다는 지하수위가 높지만 10월들어 극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1일 취수량을 넘어서는 용천수가 솟아나 물바다가 된 삼양수원지.
1일 취수량을 넘어서는 용천수가 솟아나 물바다가 된 삼양수원지.

지난 5월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공공 농업용 지하수관정 운영실태'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에 개발된 지하수 관정은 총 4823공. 이 중 농업용 관정은 66.7%인 3218공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 지하수 지속 이용 가능량은 1일 176만8000톤인데, 이미 1일 161만5000톤(가능량의 91.3%) 규모의 취수가 허가됐다. 이중 농업용수 취수허가량이 1일 90만5000톤을 차지해 전체 취수허가량의 56%를 차지한다. 

최근 제주 곳곳에서 진행된 개발과 지하수 과다사용으로 용천수는 1999년 조사 당시 1025곳에서, 2014년에는 661곳으로 크게 줄었다. 또 매립되거나 멸실된 용천수가 270곳, 확인이 되지 않는 용천수도 94곳이나 된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가물었던 올해 4~5월에 비해 제주 전체적으로 지하수위가 많이 높아졌다. 가을장마와 잇따른 태풍 등 올해 제주에 내린 비가 지하수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대부분의 지역 지하수위가 10월 중순 최고치를 찍어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쯤에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용천수로 인한 마을 침수 현상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제주 서부지역 지하수위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구축한 지하수 관측시스템에 따른 관측소.
제주도가 구축한 지하수 관측시스템에 따른 관측소.

빗물 저장 시설을 만들어 농업용수로 대체하고, 하수처리장에서 정수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등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 사용량을 줄이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이 때문. 

박원배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제주 서부지역의 경우 연평균 강수량이 1200mm 정도로 동부지역 2000mm보다 적다. 서부지역은 지하수 함양율도 낮아 다른 지역보다 지하수가 귀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수 보존을 위해서는 사용량을 줄이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의 경우 물을 한정된 자원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작물도 개발하고 있다”며 “서부지역의 경우 지하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농업용수 등으로 활용되는 지하수는 더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주시 화북동 금산마을에서 용천수로 추정되는 물이 계속 마을 곳곳에서 솟아나면서 마을도로와 주택 마당까지 침수됐다. 금산마을은 화북마을에서 속칭 '중부락'으로 불리며, '큰짓물'로 불릴 정도로 용천수가 많이 솟아나던 지역이다.

지하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해수면까지 높아지면서 용천수가 지반이 약한 곳으로 솟아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 물때는 지난 9월 21일(1물)부터 차츰 높아져 29일(9물) 가장 높았는데, 금산마을에서 물이 솟아난 시기와 들어맞는다.
 
물때의 경우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양이 가장 적을 때 '조금'이라 표현하며, 1~10물 등으로 표현된다. 숫자가 높을수록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양이 많다는 얘기다. 결국 지하수위가 높아진 상태에서 해수면까지 상승하면서 용천수가 제주 곳곳에서 솟구친 것으로 추정된다.  
 
금산마을 인근 삼양1·2수원지의 경우 하루 취수량(최대 4만톤)을 넘어서는 용천수가 솟구치면서 매일 1만톤이 넘는 용천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 삼양수원지는 주변 우수관으로 통해 용천수를 계속 내보내고 있으며, 수원지 곳곳에서 물이 솟아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삼양수원지 바로 옆에 있는 삼양해수욕장에서도 용천수가 계속 흐르고 있다. 

또 가물었던 올해 봄 지하수위가 1.4m 안팎이던 JD위미1 지역은 지난달 5일 지하수위가 2.81m까지 올랐으며, 올해 봄 3.5m 안팎으로 떨어졌던 JD협재 지역은 11월3일 기준 갑절인 7.42m까지 올랐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고갈을 매년 우려하는 점을 생각하면 행복한 고민일 수 있지만, 제주 서부지역의 경우 지하수위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면서 지하수 보존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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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새쟁이 2019-11-09 00:00:04
니들이 농업을 알어? 쪽팔리게 시리...
21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