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연구센터 11~13일 제주학대회 개최...“통일국어 연구 바탕, 법안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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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주학연구센터 '제3회 제주학대회'에서 기조강연자로 발표 중인 이상규 교수. ⓒ제주의소리

‘국어’ 발전의 단서가 방언 연구라는 점에서 ‘소멸 위기’ 제주어가 남아있는 제주도에 국립방언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직무대리 좌혜경)는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칼호텔에서 ‘제3회 제주학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제주학대회는 ‘소멸 위기의 제주어 보전과 부흥 방안-세계 언어학자들에게 듣는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국내외 언어 전문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주어 보전 방안을 찾는 자리다

첫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전 국립국어원장)은 “제주도에 국립방언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 교수는 ‘탐라순력도’를 남긴 이형상 제주목사의 10대 후손이다.

이 교수는 현 시점에서 제주도에 국립기관 ‘방언연구원’이 필요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절멸 위기에 있는 제주방언의 보존은 국가적인 과제인 동시에 지방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하는 과제 ▲그 소멸 속도가 빠른 만큼 국가 차원에서 이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제주 지역에 본원을 두고 각 도 단위에 최소한 하나 이상의 분원을 두고 유기적 관계를 형성해야 성공 ▲폐쇄적인 표준어 정책 타파를 위해 국립방언연구원은 표준어로 올릴 말들을 방언조사를 통해 발굴해 정리한 뒤, 이를 국립국어원으로 보내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제주방언(제주어)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독자성’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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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는 제주도에 국립방언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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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대회 현장. ⓒ제주의소리

이 교수는 “제주방언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고어(古語)가 많이 남아있는 방언으로 알려져 왔지만 제주방언에 고어가 특별히 더 많다고 하기 보다는 육지 방언과의 접촉을 통한 독자적 발달을 보인 형태가 매우 풍부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제주방언은 다른 언어에서 혹은 상당히 이질적인 방언에서 시차성을 준 접촉에 의해 새로운 변종으로서 제주방언이 형성됐다는 관점에서 매우 소중한 방언”이라며 “세계적인 관점에서도 언어지리적 연계가 아닌 접촉을 통한 새로운 혼합형의 방언 생성을 밝혀줄 수 있는 주요한 모델”이라고 꼽았다.

2010년 유네스코로부터 ‘소멸위기 언어’로 분류된 제주어에 대한 위기의식은 이 교수 역시 동일하다.

그는 “지난 2008년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제주지역어 생태지수’ 보고서를 보면 2010년 들어 30대 이하 연령층에서 반말 어미와 일부 특정 어휘를 제외하고는 사투리가 거의 전멸한 상태”라면서 “이대로 가면 거의 표준화 된 지금 젊은 층의 제주방언마저 먼 미래엔 지금 우리가 노인분들의 제주방언을 듣는 것처럼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국립방언연구원 추진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법률 제정을 꼽았다. 오영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 주도로 진행한 ‘지역어 보존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 제정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기 때문.

이 교수는 “남북 통일국어 정책의 기반을 마련하며 나아가 절멸 위기에 있는 인류의 문형자산인 제주어의 보존을 위해서도 국립방언연구원의 설립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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