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룬디공화국에 ‘최정숙’ 이름 단 여고와 초등학교 건립 사연 공감

교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뒤 지인들과 자금을 모아 아프라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공화국에 학교를 세우는 등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고효숙씨(62). 올해 부룬디를 찾았을 때 학생들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제주의소리/고효숙씨 제공
교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뒤 지인들과 자금을 모아 아프라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공화국에 학교를 세우는 등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고효숙씨(61). 올해 부룬디를 찾았을 때 학생들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제주의소리/고효숙씨 제공

제주출신 고효숙(61세)씨가 동아일보와 우리은행이 공동 주최한 ‘더+행복한 은퇴이야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고효숙씨는 제주에서 태어나 신성여고와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고향인 제주에서 30년 가까이 교사 생활을 하다가 지난 2011년 명예퇴직,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퇴직 후 몇 년간은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지만, 우연히 지인들과 노숙자를 지원하는 작은 모임을 만들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리게 된다.

모교인 신성여자중고교 초대 교장을 지낸 제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여성 교육자 최정숙 선생(1902∼1977)처럼 어려운 이들에게 교육의 혜택을 베풀고 싶다는 꿈이었다.

“가정환경이 어려울 때도 선생님과 친구들이 넘치는 사랑을 주는 학교가 제게는 따뜻한 곳이었다”는 생각을 늘 품어왔던 그가 “가난한 나라에 학교를 하나 세워보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선배와 친구, 동료 교사, 후배 6명이 의기투합했다. ‘샛별드리’라는 모임을 만들고 서로를 응원하며 애를 쓰다 보니 3년만에 1억원이라는 종잣돈도 모였다.

행운도 따랐다. ‘(사)한국희망재단’의 도움으로 아프리카 부룬디공화국에 초대 제주도교육감을 지낸 최정숙 선생의 뜻을 기려 지난해 9월 ‘최정숙 여자고등학교’를 세우는 쾌거를 일궜다. 올해 9월에는 부룬디 어린이들을 위한 ‘부룬디 무쿤쿠 최정숙 초등학교’도 문을 열었다.

2018년 그와 뜻을 같이한 ‘샛별드리’의 종잣돈 1억여원에 비영리단체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에서 거둔 후원금 등 총 2억6500만원으로 부룬디에 그녀들의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최근에는 지인들이 하나둘 모아준 볼펜을 부룬디 최정숙 여고․초등생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고씨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제 학교를 질적으로 발전시켜 아프리카 부룬디 최고 명문학교로 만들고 싶어요.”

고씨의 이런 사연은 동아일보와 우리은행의 ‘더+행복한 은퇴이야기 공모전’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 그녀에게 최우수상을 안겼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서울 동아일보 사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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