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JDC대학생아카데미] 이정화 서예가, “편안함을 깨부수면 꽃피울 수 있어”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하듯, 글씨는 감정을 표현하고 마음을 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매개체다. 20년 경력의 젊디 젊은 서예가가 제주청년에게 마음을 돌아보는 서예의 매력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대학생아카데미 2019학년도 열 번째 강의가 12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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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2019년도 2학기 JDC대학생아카데미 열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정화 서예가.  ⓒ제주의소리

인중 이정화 서예가가 ‘변함없이 변화하는’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이 서예가는 다양한 시대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수많은 글씨 쓰는 손을 대신했던 명필로, 강연 중간과 마무리에 직접 글씨를 칠판 위에 써내려가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본인이 출연했던 드라마 영상을 보며 손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독약을 먹거나, 피를 흘리고 죽어가며 떨리는 손으로 쓴 글씨,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글씨 등 하나하나의 글씨에 담긴 마음에 따라 서체를 달리하고, 손의 떨림까지 섬세하게 표현해야 했다.

이 서예가는 “저는 일곱 살 때부터 글씨를 써서, 글씨 안에 감정을 담을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각종 작품에서 대필을 하며 글씨에 감정을 담아야 보는 이들에게 그 마음을 온전히 전달해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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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2019년도 2학기 JDC대학생아카데미 열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정화 서예가. ⓒ제주의소리

대학생 시절 서예를 통해 아리랑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세계 일주를 다녀왔다는 그녀. 홍콩,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네덜란드 헤이그, 요르단 등 12개국을 다니며 글씨를 쓰고 느낀 바를 제주청년들에게 소개했다.

이 서예가는 “글씨를 책상 안에만 두기엔 너무나 아쉬웠다. 세계 일주를 하며 서예를 깊이 생각하다 보니,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일상적인 것은 한 번 더 다르게 보려고 노력했다. 또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진정한 예술인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변함없이 변화하는 것’이 삶의 큰 중요성이라 생각한다. 어떤 걸 지켜내고 어떤 걸 변화해야할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이정화’로 살아가면서도 어떤 부분이 괜찮고 어떤 걸 유동적으로 변화시켜야할지 계속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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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서예가가 12일 열린 2019년도 2학기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그의 말처럼 서예가 이정화는 유동적으로 시대에 맞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옛 것으로 느껴지는 서예가 대중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유튜브에 서예 영상을 편집해 올리기도 하고, 책을 펼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는 등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글씨를 오래 써왔던 분들이 보기에 제가 엇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서예에는 이런 게 있고 이런 마음을 중시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저는 서예로서 제 생각을 깨쳤지만,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서예가 있을 것”이라며 “바꾸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가져가되, 여러분이 변화하고 싶은 것을 막고 있는 장벽들을 깨부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서예가는 강연을 마무리한 후, ‘편안할 안(安)’을 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림에 대해 그는 “편안함을 조금만 깨부수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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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서예가가 12일 열린 2019년도 2학기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의를 진행한 뒤 '편안할 안(安)'을 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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