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정명화·정경화·정명훈 10년만의 해후 무대

"9년만의 앙상블을 어머니께 바칩니다"

정트리오로 불리는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정명훈 삼남매가 어머니 이원숙씨의 8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 이후 9년만에 만나 실내악을 연주하는 자리로 제주에서는 오는 31일 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클래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60년대 한국에서 세 자녀를 세계적 거장으로 키운 정트리오의 어머니 이원숙씨는 당시 이화여전 가사과를 졸업한 신여성이었다.

각종 음악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등 음악적 재능을 보이는 자녀들을 보고 그녀는 과감히 미국 이민을 결정할 정도로 자녀 교육에 열정적이었으며 세 남매에게 정신적 기둥이자 훌륭한 비평가 역할까지 해 주었다.

이런 어머니의 후원으로 역사상 거장급 트리오들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는 종종 있었지만 최고의 앙상블을 이뤄낸 유일한 경우인 정트리오가 탄생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라는 상이한 세 악기가 빚어내는 조화가 어느 한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아슬아슬한 긴장을 내포하고 있는 정트리오의 앙상블.

정명훈의 함축적이고 무게 있는 피아노음색, 정경화의 밀도 짙고 파고드는 듯한 예리한 바이올린의 위력, 그리고 정명화의 중후하면서도 유창한 첼로가 어울릴 때 거기엔 어떤 불일치도 없다.

그래서 정트리오의 연주는 마치 자웅동체와도 같이 자연스럽게 호흡이 일치하는 연주라고 얘기된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정트리오의 '10년만의 해후'에서는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로서의 정명훈씨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제5번 라장조 작품 70-1 유령',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작품 67',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나장조 작품 8' 등 각각 고전, 낭만, 20세기를 대표하는 피아노3중주의 걸작으로 젊은 날 정트리오가 즐겨 연주했던 곡들을 만날 수 있다.

첼리스트로서 원숙함이 더해진 정명화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제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뉴욕에 살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는 최근 LA필하모닉과 LA뮤직센터 등에서 연주회를 가졌고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정명훈씨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도쿄 필하모닉 특별 예술고문 등으로 활동중이다.

정트리오는 제주에서만이 아니라 30일 통영 시민문화회관, 9월1일 대구 시민회관, 2일 부산 문화회관,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공연일시 및 장소=8월31일 19:30 제주컨벤션센터 탐라홀, R석-10만원 S석-8만원 A석-6만원. 공연문의= 제주KCTV 741-7777.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