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행정동우회 주최 ‘제주 정체성 확립 도민토론회’서 김수종 前한국일보 주필 제안

(사)제주도 지방행정동우회(회장 김형수)는 15일 오전 10시 퍼시픽호텔에서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도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사)제주도 지방행정동우회(회장 김형수)는 15일 오전 10시 퍼시픽호텔에서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도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과잉관광와 인구 증가로 인한 난개발로 제주가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성찰과 그에 수반하는 변화를 위해 민간 차원의 ‘개념 있는 제주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제주도 지방행정동우회(회장 김형수)가 15일 오전 10시 퍼시픽호텔에서 개최한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도민토론회에서 제주출신 김수종 前 한국일보 주필가 제안한 내용이다.

김 전 주필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제주도의 급격한 변화의 중심은 인구 변동이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제주에 살겠다는 이주민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이러한 이질적 인구 구성이 제주도를 급격히 바꿔놓고, 제주사회는 물질적 정신적 혼란에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과잉관광의 부작용으로 범죄율이 증가하고 자동차 범람으로 길은 막히고, 전국최고 수준의 쓰레기 배출량, 해양쓰레기, 하수처리난 등 과잉관광과 인구증가는 난개발로 인한 자연훼손을 불러왔다”며 “이제는 뭔가 성찰과 그에 수반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주필은 “상식과 시민의식이 살아나면 그 위에 지역공동체의 가치관 또는 정체성이 자연히 정착할 것”이라며 제주도민이 공감하는 정신운동으로 제주의 성찰과 변화를 화두로 ‘개념 있는 제주공동체 만들기’를 제안했다.

김 전 주필은 “상식과 공중의식, 합리성, 절제, 협력 등의 가치관에 근거해 자연환경과 문화 환경을 가꾸어 살맛 나는 제주공동체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며 “도민 모두가 공감하는 작은 문제부터 관(官) 주도가 아닌 자유로운 민간운동으로 전개하자”고 제언했다.

(사)제주도 지방행정동우회(회장 김형수)는 15일 오전 10시 퍼시픽호텔에서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도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사)제주도 지방행정동우회(회장 김형수)는 15일 오전 10시 퍼시픽호텔에서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도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더 구체적으로는 “해변쓰레기 치우기 운동을 통해 자연을 아름답게 보호하는 일, 교통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을 기르는 일, 이주민과 토착민 간에 발생하는 갈등과 오해를 해소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다”며 “시민사회단체와 마을 단위 단체가 특정분야에서 적합한 일을 선정해 운동을 벌여나간다면 제주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김 전 주필은 “개방화와 세계화는 이제 제주도가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다. 건전하게 제주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그래서 ‘개념 있는’ 제주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중요해졌다. 실천 가능한 작은 일부터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제언들이 나왔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제주미래비전을 수립하면서 제주도와 제주도민들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로 청정과 공존을 선정했다”며 “개념 있는 제주공동체 만들기, ‘제주다움’을 지키는데 청정과 공존의 핵심가치가 중요하게 활용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강성균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제주도의 인구유입정책, 인구유입은 성공했지만 생산성 향상, 소비증대 등으로 인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쓰레기, 상하수도, 교통체증 등 많은 문제만 양상했다”며 “내년도에 제3차 국제자유도시계획을 수립한다. 지금까지 정책을 엄밀히 평가해 제주의 개념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정필 제주YWCA 회장은 “제주전역에 몰아닥친 변화 속에 제주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제주도민이면 누구나 감지하고 있다”며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개념있는 제주의 시작은 개념있는 도민으로서의 ‘나’ 자신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영 제주귀농귀촌인연합회 회장은 “제주도가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면 도민들의 삶의 질은 향상될지 몰라도 제주다움의 정체성은 잃는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라며 “제주의 정체성 교육, 마을반상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이주민들이 서로의 문화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길 제주언론인클럽 회장은 “제주도를 상징하는 삼무의 덕목은 퇴색해지고, 정이 넘쳐나는 상부상조의 미덕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과 정체성의 위기가 감돌고 있다”며 “관 주도가 아님 민간 주도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도민 정신운동으로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제안에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허법률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얘기를 경청했다”며 “도민행복과 행복한 미래제주를 위해 도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행정동우회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제주사회에서 고민하는 문제와 제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민간중심의 도민운동 방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제주사회 구성원들이 한가지씩이라도 ‘개념있는 제주 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날 도민토론회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행정동우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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