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인 김선은 최근 첫 시조집 ‘사람이 흐르다’(한그루)를 펴냈다.

책 속에 담긴 63편의 시를 위해, 시인은 제주의 길을 걸으며 자신처럼 길 위에 선 많은 사람과 풍경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그는 책 머리에서 “내 고향 부산에서 27년을 살았고 제주에서 20년이 흘렀다. 문밖을 나서면 여행지가 되는 이곳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무작정 걸었다. 혼자 때로는 둘이 걸으며 벅찼던 순간들이 많았다. 올레길은 힘들 때 내어 준 이정표”라고 제주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더불어 “걷다 보니 희미하게나마 길이 보였다. 이름 없는 풀꽃, 작은 돌멩이, 바람, 바다, 오름, 그리고 사람. 저를 스친 모든 것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책 해설을 맡은 강은미 시인은 “김선 시인의 발걸음은 부지런하다. 그 걸음은 가벼운 듯 지금까지 걸어온 삶으로부터 역주행하고자 하는 욕망이 느껴진다. 바람의 좌표를 따라 걸으면서 생경한 풍경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면서도 아이처럼 반대로 걷는 걸음을 서슴지 않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김선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 ‘시와 소금’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 젊은시조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그루, 100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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