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질문] 박호형 "구도심 등굣길 혼잡, 복합시설 개선 요청"

21일 실시된 교육행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제주도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21일 실시된 교육행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제주도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제주도내 심화되고 있는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내부 공간을 개선해 주차·체육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이의 완곡한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 갑)은 21일 제378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교육행정질문에서 학교 부지를 활용한 '학교복합화 시설'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학교 내 안전사고가 매년 증가하여 학부모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학생 49명당 한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제주의 경우 학교 안전사고 발생 빈도가 학생 31명당 1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심지어 도내 학교의 두 곳 중에 한 곳 꼴로 교내에 인도가 별도로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교내 통행로가 있는 학교 100곳 가운데 54곳이 도로와 보행로가 구분되지 않아, 전남 60.7%에 이어 가장 높은 비율로 통학로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도내 스쿨존에서 과속차량과 등하교시간대 대형차량의 통행이 끊이지 않아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경찰에 따르면 도내 스쿨존 과속 차량 적발 건수가 2016년도 7779건에 이어 2018년도에는 1만 7303건으로 올해 상반기만 해도 7540건이나 된다"면서 "매년 기록을 갱신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학교 주변의 안전사고가 높은 수준인데 교육청의 아침 등굣길 1km 걷기 정책이 과연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신의 지역구인 일도초와 인화초의 사례를 들며 '학교복합화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교복합화 시설'이란 학교측에서 운동장 부지를 내놓고, 도정과 교육청이 재정을 투자해 지역민에게 주차면, 체육공간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의원.

박 의원은 "일도초와 인화초 주변에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은 주차장이 부족해 통학로 근처마다 주차된 자동차로 인해 아침 등굣길이 매우 혼잡하다. 원도심의 특성상 주차면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장의 평면을 높여서 지하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상층을 운동장과 복합시설로 꾸며진다면 이면도로 불법 주차 문제도 해결되고 학생의 보행권도 확보되며 지역민의 이용 등 일석 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주택가 밀집지역의 구도심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학생에게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학교복합화에 대하여 적극 검토해 달라"며 "교육감이 긍정적으로 답한다면 본 의원이 나서서 학부모와 지역민들과의 논의의 장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교육감은 "적어도 학교 운동장만큼은 아이들의 공간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교육감은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성장기에 골목이 다 운동장이었다. 아무곳이나 가서 공을 차도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모든 골목과 아이들의 모든 놀이공간을 자동차가 점령했다"며 "학교만큼은 지켜주면 안되겠나. 우리 사회가 학교 운동장까지 차를 놓으려고 하는데 학교 운동장만큼이라도 지킬 수 없겠나"라고 호소했다.

이 교육감은 "우리는 나이가 들었지만, 우리 자식들이 클 때 모든 공간은 주차장이 됐고, 다시 학교 운동장까지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이것만큼은 우리사회의 합의로 지켜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죄송하지만 답변을 올리겠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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