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과 UN, 그리고 미국...'제9회 제주4.3평화포럼'서 주진오 관장 기조강연

21일 제주칼호텔에서 제9회 제주4.3평화포럼이 열렸다. 이날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나서 '열정과 냉정사이:제주4.3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제주4.3의 전국화, 세계화에 앞서 ‘제주화’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도민사회의 탄탄한 4.3 내실화에 대한 주문이다. 

21일 오후 5시 제주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제주4.3평화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열정과 냉정사이:제주4.3의 미래'를 주제로 이 같이 말했다.
 
제주4.3은 지난해 제7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직접 참석해 4.3영령과 유족, 제주도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이후 2번째다.
 
4.3 전국화와 세계화를 위해 범국민위원회도 출범됐다. 제주4.3이 제주도민만의 역사가 아니라 현국현대사, 세계사적인 비극이라는 문제의식에서다.
 
주 관장은 제주4.3을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로 정의하면서 4.3의 제주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4.3에 대해 관심이 없는 도민이 많다는 가슴 아픈 지적이다.
 
주 관장은 “4.3의 전국화, 세계화 얘기가 많지만, 제주화가 우선돼야 한다. 모든 제주도민이 4.3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는 상황이 아니다. 무관심한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주진오 관장이 제주4.3의 미래를 위해서 미래세대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 관장은 “일각에서 1948년 4월3일 남로당 제주도당이 제주도내 12개 경찰지서를 공격한 사실을 얘기하면서 제주4.3을 폄훼한다.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는 제주도민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4.3을 겪었던 세대는 그 아픔이 생생하지만, 후대로 이어질수록 흐릿해진다. 4.3의 미래를 담당할 새로운 주체를 양성하는 등 4.3을 제주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관장은 “제주대학교에 4.3 전공 교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계속되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 ‘기금 교수’를 제안한다. 도민들이 기금을 조성해 대학에 4.3 전공 교수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다. 4.3 전공 교수가 4.3 관련 강의와 연구, 프로그램 기획 등을 주도해 후대를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장학금 제도가 중요하다. 4.3을 전공하는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4.3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미래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관장은 “그 동안 제주 4.3을 위해 굳건하게 노력한 사람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4.3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세대교체도 필요하다. 언제까지나 현기영의 '순이삼촌'만 얘기할 수 없다. 4.3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문학, 예술 작품도 나와야 한다. 세대교체를 위해 미래세대를 육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주4․3과 UN, 그리고 미국’를 주제로 열린 올해 4.3평화포럼은 오는 22일까지 제주칼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튿날인 22일에는 ▲유엔과 세계질서(발표자 : 박흥순 선문대 교수, 스티븐 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UN과 미국, 그리고 제주(제임스 퍼슨 미국 존스홈킨스대 한국학과 교수, 호프 메이 센트럴 미시간대 정치철학과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기광서 조선대 교수) ▲미주4.3단체 결성을 꿈꾸며(강준화 미주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대표, 재미제주도민회 이한진 대표, 재미 칼럼니스트 양영준) 등 총 3개 세션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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