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곶자왈사람들-제주주민자치연대 합동 예산 분석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도가 지역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 건설을 도정차원에서 홍보하기 위해 영화관 광고 등 관련 예산을 줄줄이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2일 ‘원희룡 도정 2020년 예산안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선심성, 낭비성 예산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제주도는 제2공항 관련 자체사업으로 공항인프라 확충 홍보(영화관, TV, SNS) 6000만원과 공항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위 운영비(민간위탁금) 7000만원을 편성했다.

제2공항 민간협의기구 운영(회의비 및 토론회)에 6000만원, 주민소통업무 추진 1000만원, 공항인프라 확충 업무 추진 1100만원, 제2공항 상생 발전 자문 및 토론회 3000만원도 담겼다.

제2공항을 전제로 한 제2공항 주거단지 도시개발사업 1단계 개발계획(이주대상자 등) 수립 용역비 총 6억원 중 7000만원도 내년도 예산에 편성했다.

제2공항 주거단지 도시개발사업 1단계 개발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비 2억 중 3000만원도 2020년 예산에 우선 반영 돼 있다.

반면 최근 도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 의견 수렴 등에 대한 예산은 단 1원도 편성되지 않았다.

이들 단체는 “원희룡 도지사 자신이 추진했던 영리병원 공론화는 3억원이 넘는 NGO센터 관련 예산을 전용해서 썼다”며 “도의회가 제2공항 관련 예산을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10년 넘게 주민 갈등이 이어져온 강정마을에서는 크루즈여행 지원비가 또다시 등장했다.

제주도는 강정공동체추진단 예산으로 공동체 회복을 위한 해외우수사례 벤치마킹 명목으로 내년도 예산 1억5000만원을 명시했다. 2021년에는 1억7000만원으로 증액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세부내용은 동남아 여행과 크루즈를 포함한 주변지역 시찰이다. 이와 별도로 국내 크루즈항 시찰 예산도 50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3000만원에서 2000만원 늘어난 수치다.

풀사업비 성격이 강한 강정마을주민숙원사업비의 경우, 지난해 1억5000만원에서 올해는 무려 3억5000만원 늘어난 5억원을 편성했다.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원 지사의 소식을 20여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 특정 언론사의 신규 예산 편성도 문제 삼았다.

제주도는 기획조정실 청년정책담당관 사업비를 통해 대학생 창업 교류지원 명목으로 신규사업비를 1억원을 편성했다. 해당 언론사가 이 행사를 주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줄인다던 해외여비와 공기관 대행사업, 민간자본이전, 연구용역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내부 경비 절감 약속에도 불구하고 행사운영비에서 업무추진비도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차 산업 후퇴, 사회복지 예산은 전국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며 신규사업 배제 방침 어기고 일부 부서는 대거 편성하는 기준도 오락가락인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들 단체는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총괄 입장 발표에 이어 분야별 예산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 작업을 거쳐 관련 의견서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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