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25일부터 상임위별 예산심사 돌입…제2공항 관련예산 삭감폭 초미관심

제주도의회는 25일부터 5개 상임위원회별로 제주도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일제히 돌입한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는 25일부터 5개 상임위원회별로 제주도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일제히 돌입한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가 25일부터 7조원대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의 2020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한다. ‘예산전쟁’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시민단체들이 선심성, 낭비성 예산이 적지 않다는 분석자료를 내놓은 만큼 예산안에 낀 거품을 얼마나 걷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도의회는 25일 5개 상임위원회가 일제히 제주도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돌입한다. 교육위원회는 27일부터 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상임위원회별 예산심사가 끝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다음달 3일부터 한번 더 현미경 심사를 벌이는 2단계로 진행된다.

제주도가 편성한 2020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5378억원(10.17%) 늘어난 5조8229억원 규모다. 제주도는 ‘도민 희망, 도민행복’을 핵심내용으로 재정운용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다.

예산심사는 일단 도의회가 주도권을 잡는다.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청원 처리 과정에서 제주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예산심사의 강도가 셀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에서는 대표적인 우회예산으로 꼽히는 공기관 대행사업비를 눈여겨보라고 주문한 상태다. 공무원 수는 계속 늘고 있음에도 공사나 출자출연기관 등에 업무를 떠넘긴다는 지적의 연장선 상이다.

제주주민자치연대 등이 자체 분석한 결과, 공기탁 대행사업비는 4715억9000만원으로 올해(2752억9000만원)보다 무려 71%나 늘었다. 금액으로 치면 2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제2공항 관련 예산을 두고는 샅바싸움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공항인프라 확충 홍보사업(영화관 광고 등) 6000만원 △공항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위 운영 7000만원 △제2공항 민간협의기구 운영 6000만원 △주민소통업무 추진 1000만원 △공항인프라 확충 관련 업무추진 1100만원 △제2공항 상생발전 자문 및 토론회 3000만원을 편성했다.

또 제2공항을 전제로 한 △제2공항 주거단지 도시개발사업 1단계 개발계획 수립 용역비 6억원 중 7000만원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비 2억원 중 3000만원도 끼워넣었다.

반면 최근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예산은 단 1원도 편성하지 않아, 제2공항 예산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가용재원이 크게 줄어들 상황에서 신규 편성된 사업들도 요주의 대상들이다.

제주도는 대표적인 선심성 예산으로 꼽히는 민간이전 경비와 관련해 신규 편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100여건이 넘는 신규사업들이 예산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행정부터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밝혔음에도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 행정 내부예산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주민자치연대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사무관리비 94억7900→100억3200만원 △공공운영비 129억→139억4100만원 △행사운영비 19억6600만원→23억4400만원 등 일반운영비가 전년에 비해 2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업무추진비는 49억5700만원에서 51억9200만원으로, 직무수행경비 역시 18억7800만원에서 20억2900만원으로 각각 증액됐다.

송영훈 예결위원장은 “도민의 입장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은 과감히 삭감해 재정건전성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취약계층과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예산배분이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관성에 의한 예산 편성은 허용될 수 없다”며 “예산안에 낀 거품을 걷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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