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빚을 내 예산편성…도민 세부담 최소화, 새로운 세원 발굴 필요”

사진 위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행정자치위원회 현길호(조천읍), 홍명환(이도2동갑), 강철남(연동갑), 좌남수(한경.추자면), 정민구(삼도1.2동), 김황국(용담1.2동) 의원. ⓒ제주의소리
사진 위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행정자치위원회 현길호(조천읍), 홍명환(이도2동갑), 강철남(연동갑), 좌남수(한경.추자면), 정민구(삼도1.2동), 김황국(용담1.2동) 의원. ⓒ제주의소리

한동안 제주도의 곳간을 넉넉하게 했던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제주도가 빚을 내 살림살이를 꾸릴 정도로 재정 여건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5일 제378회 제2차 정례회를 속개해 제주도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산심사 첫날 도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기획조정실을 향해 세수 감수에 따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집중됐다.

현길호 의원(조천읍)은 “의사가 진단을 잘못해 잘못된 처방을 내리면 그 환자는 위험해진다”면서 “제주도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졌는데도, 중기지방재정은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지금과 같은 사황이면 의존재원에 기댈 수밖에 없고,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 “국비를 많이 확보하려면 그만큼 명백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가령, 지방소비세는 소비지 기준이 아니라 주소지 기준으로 배분된다.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를 전부 우리가 처리하는데 이런 기준이 맞는 것이냐. 위기의식을 가지고 중앙정부를 설득할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은 “공무원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주도가 전국 1위”라며 “무엇보다 도본청에 인력․예산이 집중되면서 행정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철남 의원(연동을)은 “세입 여건이 좋지 않았다. 과연 이번 예산안이 행정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 맞는 것이냐”며 “행정내부경비를 줄인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늘었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또 “사무관리비 집행률이 낮은 부서에 대해서는 당연히 감액 조치를 해야함에도 예산은 또 늘었다”면서 “반면 민간경상보조 등은 집행률이 90%가 넘었지만, 소폭 증가하거나 줄어든 경우가 많다. 편성기준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황국 의원(용담1․2동)은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1%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만큰 세입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세입 구조를 보면 취득세는 감소하는데 보유세는 늘고 있다. 도민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세수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국비 등 의존재원이 거의 3조원 가까이 된다. 게다가 2500억원 정도의 지방채를 발행한다. 실제 제주도의 내년예산은 적자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특히 지방채 이자와 관련해 “지난해에는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가 5억원 정도였지만, 내년에는 74억원이나 된다. 예수금 이자까지 감안하면 100억원 이상 된다. 적은 돈이 아니”라며 지방채 발행과 관련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좌남수 의원(한경․추자면)은 “균형발전특별회계가 점점 줄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들어가는 예산이 50%다.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이양된) 특행기관을 중앙정부에 반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현민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국비를 많이 확보했고, 균특회계 지방이양 등으로 외형적으로 늘었지만, 실제 쓸 수 있는 가용재원은 줄어 예산을 편성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중기지방재정계획과 최대한 맞추면서 예측가능한 살림살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음에도 공기관 대행사업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의회에서 매번 지적하는 문제라 (공기관 대행사업은) 가급적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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