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문경운 의원 “렌더링 업체에 동물사료 제조용으로 제공한 것 사과해야”

제주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다 안락사한 유기견 사체를 동물사료로 제조해온 사실이 드러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유기동물을 입양시키기보다 안락사시키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문경운 의원. ⓒ제주의소리
문경운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문경운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제주도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 중 농축산식품국 소관 예산심사에서 동물보호센터에서 처리되고 있는 유기동물 안락사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는 센터에서 관리하다 죽은 유기동물을 ‘의료폐기물’로 분류, 전문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는 의료폐기물 처리예산으로 8250만원이 반영됐다.

문경운 의원은 “국정감사에서도 동물사체를 고압․고압에서 태운뒤 동물사료로 만드는 렌더링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며 “제주에서는 유기동물이 안락사한 경우 어떻게 처리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동수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지난해 유기견만 7177마리를 보호했다. 입소 동물은 센터에서 계속 관리하는 게 아니고, 10일이 지나면 순차적으로 안락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동물 사체 처리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매립장에 매립했는데, 매립장이 포화되면서 일반 안락사 사체는 불가피하게 렌더링으로 처리했다. 최근에 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의료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문 의원은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게 맞느냐”고 되물은 뒤 “제주에서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전국 5위, 안락사 건수는 제주가 전국 2위라는데 맞는 것이냐”며 “가급적이면 안락사 대신 입양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정책제언했다.

문 의원은 또 “제주에도 유기동물 사체 처리를 위한 화장시설이 있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유기동물 처리를 위한 화장․장례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동물보호센터는 유기동물을 돌보는 곳인데, 수의사가 4명 뿐이다. 인력난으로 고유한 업무 대신 안락사 업무에 치중하고 있다. 동물보호센터가 의료폐기물 처리기관 같다”며 인력충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후에 속개된 예산심사에서도 문 의원은 유기동물 사체를 렌더링업체에 사료 제조용로 넘긴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해 사과를 받아냈다.

문 의원은 조만간 농수축경제위원회 차원에서 동물보호센터를 현장 방문할 것을 제안했고, 고용호 위원장은 전문위원실에 검토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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