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창단 이후 사상 첫 강등 굴욕...제주도, 2021년까지 연고지 지원 협약 이행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축구 구단 중 하나인 제주유나이티드FC가 창단 이후 처음 2부 리그(K리그2) 강등에 처해지면서 연고지인 제주도의 지원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24일 수원 삼성과 진행된 K리그1 홈경기에서 2-4로 패하면서 남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14위)를 기록해 2020 시즌 K리그2 강등이 확정됐다.

1982년 유공코끼리 축구단 창단 이후 37년 만에 굴욕적인 강등이다. 국내 기업구단으로는 2015년 부산 아이파크와 2018년 전남 드래곤즈에 이어 세 번째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유공 시절인 1987년 광역지역연고제가 처음 시행되면서 경기·인천에 터를 잡았다. 1990년에는 서울로 이동하고 1996년에는 부천시로 옮기며 팀명을 사명인 SK로 바꿨다.

2006년에는 SK의 재정난과 맞물려 수도권 프로구단 밀집현상 해소를 명분으로 연고지를 제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SK 소유의 인천 클럽하우스도 매각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이후 제주월드컵 경기장을 주경기장으로 정하고 인근 강정에 70억원을 투자해 구단 클럽하우스도 건설했다. 연고지 이전 첫해 시즌 성적은 당시 14개 구단 중 13위였다.

SK는 연고지 이전과 함께 제주도와 조인식을 열고 지원 내용이 담긴 협약서에도 서명했다. 서명 당사자는 당시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강상주 서귀포시장이었다.

제주도는 비공개 협약 내용에 따라 SK클럽하우스 부지를 무상임대하고 제주도 예산으로 건설한 전용 축구장 2면과 유소년축구단 전용 구장 2면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 경기에 따른 제주월드컵 경기장 사용료도 전액 면제해 주고 있다. 경기장 내 에이(A)보드 광고권은 물론 식음료 판매에 대한 권한 일체도 SK가 행사하고 있다. 

2006년 2월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천SK 제주 이전에 따른 ‘제주 유나이티드 출범 조인식’. 왼쪽부터 당시 신헌철 SK(주) 대표이사, 김태환 제주도지사, 강상주  서귀포시장.
2006년 2월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천SK 제주 이전에 따른 ‘제주 유나이티드 출범 조인식’. 왼쪽부터 당시 신헌철 SK(주) 대표이사, 김태환 제주도지사, 강상주 서귀포시장.

이와 별도로 제주도는 이벤트 프로축구 활성화 명목으로 올해 사업비 1억8000만원, 제주시~서귀포시 경기장 간 셔틀버스 4500만원도 지원했다. 내년 사업비도 이미 편성돼 있다.

제주도와 SK간 연고지 협약은 2021년 2월1일까지다. 이 기간 SK는 입장료 수입의 10%를 제주도에 제공하기로 했다. 2017년 기준 제주도 세입은 2741만7400원이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양측 협약서에 명시된 사업에 따라 지원을 한다. 다만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며 “2부 리그로 강등돼도 협약서에 명시된 내용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비 지원도 이미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된 상태”라며 “다만 도의회 예산심사가 남아 있어 올해와 동일하게 지원될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주유나이티드 강등 소식에 2부리그 구단의 원정경기 부담도 거론되고 있다. 2부리그는 10개 구단이 홈-어웨이 각 2경기씩 상대팀과 모두 4경기씩 치른다. 전체 경기는 36게임이다.

2부리그 9개 구단은 반드시 2번씩 제주로 원정을 와야 한다. 1부리그와 달리 2부리그 구단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이에 따른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제주유나이티드는 “많은 관심과 사랑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걸맞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했다. 참담한 심정이다. 미흡했고 부족했다. 죄송하다”며 강등 확정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아직 남은 올 시즌 잔여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2020년에는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겠다. 1부 리그로 승격하도록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약속했다.

2006년 3월16일 제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의 K리그 연고지 이전 첫 개막전 경기 모습.
2006년 3월16일 제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의 K리그 연고지 이전 첫 개막전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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