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반박 논평 "국토부 해명 거짓부실"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부실 의혹과 관련, 해명자료를 배포한데 대해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이를 재반박하고 나섰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7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 해야 할 정부가 항공기의 조류충돌과 풍향 등을 무시하는 위험항로를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 25일 제주 제2공항의 경우 조류충돌의 문제와 항공안전 문제의 이상이 없다는 내용으로 배포한 해명자료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당시 국토부는 중·대형 조류 평가 적정했고 해외평가 모델은 실시 중이라고 제2공항 반대단체의 의혹제기를 일축했다. 또 동굴 등 지하 동공 조사를 면밀히 실시했고, 항공기 풍향 등도 문제없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비상도민회의는 먼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상의 조류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음을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해 사계절 조사를 시행했다고 했지만, 봄철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환경부의 보완조치 이후 조사를 추가했지만, 여전히 3월부터 7월까지의 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며 "조류 중 산새의 경우 번식기가 5~7월으로 번식시기에 맞춰 새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조사돼야 하는데, 이 시기를 제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제출되는 시기까지 가을철 제2공항 계획지구 조사 1번, 겨울철 철새도래지 조사 2번에 불과했고, 전체 시기를 통틀어 계획지구와 실제 4곳의 철새도래지를 모두 포함한 조사는 5차 조사인 여름 1차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식생조사와 육상동물 탐문조사 등 1명 내지 2명이 담당해 부실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현장조사를 통해 오리 등 중·대형 조류 현황이 조사됐고, 항공기 이·착륙 운항을 고려한 조류별 발생가능성과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위험성이 적다고 평가했지만, 신규 공항 건설시 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해야 함에도 기존 운영중인 공항에서 사용중인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 모델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4곳의 철새도래지 분포로 인해 조류 충돌 심각도가 높은 가마우지, 매, 백로, 오리류와 같은 개체수가 많은 중대형 조류가 '제주공항에서 충돌사례가 없어 평가할 수 없다'며 점수에서 제외됐다. 갈매기류 역시 대규모로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데 제주공항에서의 충돌사례 빈도수가 낮아 저평가 계산됐다"며 "완벽한 거짓·부실에 해당된다"고 반박했다.

숨골과 동굴 등 조사가 면밀히 실시됐다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수행업체 및 국토부는 아직도 '숨골'이 뭔지 모르고 있음. 국토부는 해명자료에서 지역주민과 비상도민회의가 말하는 숨골이 '단순히 빗물이 스며드는 지층상의 틈'이라고 거짓으로 정의를 내렸다"고 성토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온평리와 수산, 난산, 신산리 일대 전체가 용암대지를 비롯한 투물러스, 상록수군락지 등의 용암동굴 지질구조 및 지질조건을 갖춘 곳으로 이러한 특징을 가진 지점은 셀 수도 없이 많다"며 "그중 '용암동굴의 천정이 붕괴하거나 지표면 화산암류가 갈라져 지표수가 지하로 잘 흘러드는 특징을 가진 숨골'이 국토부가 조사한 8곳 외에 추가로 61곳을 짧은 조사기간에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2공항 사업예정지의 면적 500만㎡ 부지에 고작 43곳의 시추와 2.3km의 전기비저항 탐사로 동굴의 유무를 파악 가능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보완 과정에서 시추조사를 2곳 추가하고 전기비저항 탐사를 740m 추가 실시하는 것으로 조사를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상식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마지막으로 항공기 운항의 소음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남측 바다방향으로 80% 이착륙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관심 없다는 것이고 항공기 안전 무시하고 내 맘대로 운항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론상 남측으로 80%를 이착륙 방향을 잡더라도 실제 공항 운영시에는 북풍계열의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북측으로의 이착륙 비율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뒷바람인 배풍을 등에 지고 이착륙하라는 관제를 전 세계 항공사와 조종사들에게 지시를 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일어나서는 안 될 비상식적인 주장을 국토부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거짓·부실로 확인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즉시 부동의 처리해야 한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거짓·부실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환경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 갈등조정협의회를 즉각 구성하고 객관적이고 정밀한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 평가와 동굴지질조사 등을 위해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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