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검증위, “자본조달 능력 의문”…道, 내달 환경영향평가 동의안과 함께 도의회 제출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가 “사업에 필요한 자본조달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부적합’ 의견인 셈이다.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위원장 박상문)는 29일 제6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심사의견서를 채택하고, 제주도지사에게 제출했다.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제주시 오라2동 일대에 마라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357만5000여㎡에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관광호텔 2300실, 휴양콘도 1270실, 명품 빌리지와 같은 상업시설, 생태전시관, 워터파크, 18홀의 골프장 등이 계획됐다.

하지만 사업부지가 한라산국립공원 밑 해발 350~580m에 위치해 중산간 난개발 논란이 뒤따랐다.

특히 단일 사업으로는 제주 사상 최대인 5조2180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제주도의회와 시민사회가 사업자에 대한 자본검증을 요구했고, 제주도는 2017년부터 자본검증위원회를 가동해 오고 있다.

사업자인 JCC는 환경영향평가 당시 총 투자액 5조2180억원 중 64.5%인 3조373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머지 1조8447억원은 휴양콘도나 빌리지 분양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자본검증위원회는 6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사업자의 투자 적격성과 자본조달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자본검증위원회는 “사업자는 2017년말 현재 자본금 770억원으로, 자산 1320억원(토지 1135억) 및 부채 550억원의 재무상태로, 법인 내부에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며 모회사로부터 자금 확충이나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판단했다.

또 “대주주이자 투자자인 중국 화융은 리조트 등 실물투자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실현하는 기업이 아닌 배드뱅크를 통한 채권회수가 주된 수익원이며, 해외 직접투자사업 경험 또한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버진아일랜드 SPC를 통한 자본조달 방안은 증빙자료 제출이 없어 신뢰할 수 없고, 하오싱인베스트먼드 및 9개 SPC의 자본조달 능력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주이자 투자자인 화융그룹은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정부의 해외투자 제한 정책 등 불확실성으로 국내 자본유입에 대한 투자자의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 그동안 사업자가 제출한 소명자료 만으로는 사업에 필요한 자본조달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미흡하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사실상 ‘부격적’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자본검증위가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자본검증 심사 의견서’를 환경영향평가 동의안과 함께 제주도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제주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협의내용 동의안을 의결하면 제주도는 다시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진행하게 되고, 관련부서 협의를 거쳐 승인 및 고시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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