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역에서 조업 중 침몰한 대성호 선원 추정 시신이 베트남 선원으로 최종 확인됐다. 부검 결과 익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재로 인한 수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0일 제주광역구조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15분 사고 해역 인근에서 인양된 시신에 대해 DNA검사를 진행한 결과 대성호의 1987년생 베트남 선원 A씨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 A씨의 몸에서 치명적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의는 사인을 화재사로 봤다. 폐에 물이 차기 전에 이미 화재로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검의는 A씨의 기도와 기관지에 그을음이 확인된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신장 등 장기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의심할 수 있는 선홍색 형태도 확인됐다.

해경은 해군 청해진함의 수중무인탐사기(ROV, Remote Operating Vehicl)를 이용해 9일 오전 11시 대성호에서 약 50m 떨어진 바다 속에서 또 다른 시신 1구를 추가로 인양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일부 진행되고 있었다. 검은색 옷으로 보이는 상의에는 불에 탄 흔적이 역력했다. 비상시 착용하는 구명동의는 입고 있지 않았다.

해경은 지문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국과수에 의뢰해 DNA 검사를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로 했다. 오늘(10일) 오후 4시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도 규명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인양된 3명 모두 구명동의를 입지 않고 화상 흔적이 발견된 점에 비춰, 잠을 자던 중 새벽에 불이 나면서 물에 빠지거나 탈출하던 중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 어선에는 선장 정모(56.통영)씨 등 내국인 6명과 베트남 선원 누옌(32)씨 등 외국인 6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8일 통영항을 출항해 당초 18일 돌아갈 예정이었다.

사고 당일인 19일 대성호는 이날 새벽 3시전까지 낚시를 바다에 던지는 투승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오전 4시15분쯤 배에 설치된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꺼졌다.

투승 작업후 선원들이 모두 취침에 들었다면 화재로 인한 신고는 물론 대피조차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원대기실에서 동시에 10명이 탈출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현재까지 실종된 선원 9명이 선체에 갇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화재로 선박이 두동강 나면서 일찌감치 해상에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성호는 11월19일 오전 7시 제주시 차귀도 서쪽 76km 해상에서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승선원 12명 중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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