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2020년 예산안 393억 삭감 수정의결…道, 제2공항 관련예산 2억 ‘핀셋 부동의’

제주특별자치도의 2020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도의회와 제주도정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제2공항 갈등해소 예산 2억원 증액이 뇌관이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송영훈)는 15일 밤 11시45분 제378회 정례회 제11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5조8229억원 규모의 2020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해 393억원을 삭감․증액하는 것으로 수정 가결했다.

삭감 규모는 크게 줄었다. 당초 예결위가 14일 제주도에 건넨 계수조정안(잠정)에서의 삭감 규모는 490억원대에 달했지만, 집행부와 협의 끝에 최종적으로 393억여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증액 사업은 6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는 제2공항 갈등해소 관련 예산 2억원도 증액했다. 대신 예산 항목은 용역비가 아닌 의회 사무관리비로 우회 증액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600개가 넘는 증액 예산 중 제2공항 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끝까지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1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제6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가 수정예산안에 대해 ‘부분 부동의’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도의회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제2공항 관련 예산이 공론화를 특정한 것도 아니고, 갈등해소라는 ‘명분’을 줬음에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많다.

이 때문에 5년 전과 같이 ‘예산안 부결→수정 예산안 편성’으로 이어지는 ‘예산전쟁’이 재연될지, 오후 2시 제6차 본회의에서의 예산안 처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예산전쟁의 역사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12월, 2014년도 예산안 처리 당시 제주도가 ‘부분 동의’ 의견을 밝혔음에도 도의회가 가결하자, 집행부는 ‘부동의’ 의견을 밝힌 사업들에 대해서는 예산을 아예 집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의회는 이듬해 2015년도 예산안 처리 때 원희룡 지사가 ‘부분 동의’ 의견을 밝히자, 예산안 자체를 부결시켜 버렸다. 결국, 제주도는 사실상 수정예산안을 마련, 제1회 추경예산안을 처리하는 형태로 사실상 의회의 요구를 상당수 받아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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