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2020년도 道․교육청 예산안 수정가결…김태석 의장, “통탄스럽다” 불만 토로

제주도가 편성한 5조8229억원 규모의 2020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이 확정됐다.

하지만 제주도의회가 심의 과정에서 요구한 제2공항 갈등해결을 위한 예산(2억원)에 대해 제주도가 ‘부동의’하면서 앙금이 쌓이게 됐다.

무엇보다 제주도가 ‘부동의’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집행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제2공항 건설 갈등해결 특별위원회 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도의회는 12월16일 오후 2시 제378회 제2차 정례회 제6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2020년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해 재석의원 36명 중 찬성 26명, 반대 8명, 기권 2명으로 수정 가결했다. 제2공항 갈등해결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가결된 수정예산안은 당초 제주도가 제출한 안에서 393억1000만원 정도가 삭감 후 쓰임새를 재조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삭감액 1161억원 중 특별회계에서 일반회계로 재편성한 버스 준공영제 예산(673억)을 뺀 실질적인 삭감액 488억원에 비해 1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예산결산특별위원에서 계수조정한 수정예산안(잠정) 중 600여개의 증액예산 사업 가운데 제2공항 갈등해소 사업비에 대해서는 ‘부동의’했다

표결에 앞서 원희룡 지사는 수정예산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의회사무처에 증액 편성된 제2공항 갈등해소 방안 연구조사 사무관리비에 대해서는 부동의하겠다”며 ‘부분 부동의’ 의견을 제시했다.

600여개의 증액․신규편성 예산 중 딱 1개만 반대한 이른바 ‘핀셋 부동의’인 셈이다.

이날 전체 예산안이 확정됐음에도 제주도는 ‘부동의’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배정 자체를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향후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결 특별위원회 활동에 차질이 예상된다.

원희룡 지사는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통해 “예산안을 심의․의결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새해예산은 민생경제 활력화를 위한 소중한 재원으로 투자될 것”이라며 “심의 과정에서 준 소중한 고견은 예산집행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해 실효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본회의에서는 1조2061억원 규모의 2020년도 제주도교육청(교육비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도 46억여원을 삭감 후 쓰임새를 조정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됐다.

또 제주도지사가 제출했거나 의원발의 조례안 29건, 동의안 14건, 공유재산관리계획안 27건, 청원 1건, 결의안 1건, 예산안 3건 등 총 75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주)제주국제컨벤션센터 개인주주 주식 매입 관련 출자동의안은 행정자치위원장과 문화관광체육위원장과의 협의 끝에 다음 회기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의결을 보류했다.

한편 김태석 의장은 모든 미리 배포한 폐회사를 통해 “국회도 제2공항 건설 예산에 대해 ‘국토부는 제2공항을 추진함에 있어 도민갈등 해소를 위해 도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감안해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의견을 명시했다”며 “국회의 노력이 이러할 진데,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갈등해소의 첫단추가 될 사무관리비 편성조차 부동의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의회가 편성하고자 한 제2공항 갈등해소 사업비는 갈등해소 대안을 찾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이었다. 궁극적으로는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회복하는 예산이었다”며 “풀지 못한 숙제를 새래로 넘기는 현실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면 현재 제주의 모든 길은 도민의 뜻으로 통한다”는 말로, 제2공항 관련 원희룡 지사의 ‘마이웨이’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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