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연구소(이사장 이규배, 소장 허영선)는 19일 오후 4시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구술채록집 ‘4.3과 여성’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연다. 

이 책은 연구소 ‘4.3생활사 총서’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이란 부제와 함께 수동적 여성들이 아니라 그 시대를 적극적, 주체적으로 ‘살아낸’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번 구술채록집은 기존의 구술채록집과는 달리 4.3의 시기를 살아낸 제주여성들의 삶과 생활을 담았다. 기존 구술집들이 4.3의 진실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4.3의 피해와 함께 당시의 제주여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다.

책에 등장하는 제주여성들은 4.3 당시 10대 초·중반의 어린 나이에, 또는 10대 후반 20대의 단꿈에 젖어야 할 신혼 초기에 직접 4.3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다. 일제 강점기 제주와 오사카를 오갔던 정기 여객선 군대환과 강제공출, 미군의 공습에 대한 기억은 물론, 해방의 모습들도 있다. 또, 4.3 시기 죽음을 피해 중산간 들판으로, 자연 동굴로의 피신, 수용소 생활, 어린 나이에 보초를 섰던 경험, 4.3을 전후한 중산간과 해안마을의 생활상도 담겨 있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4.3 이후 물질로 식구들의 생계를 해결하고, 오늘의 삶을 이룬 이들의 모습 속에서 ‘4.3을 살아낸’ 억척스런 제주 여성들의 참 모습을 보게 된다"고 소개한다.

행사 순서는 허호준 한겨레 기자의 발표 ‘제주4.3과 여성의 기억’에 이어 허영선 소장과 구술자 홍춘호·김연심, 채록자 조정희·양성자가 참여하는 토크콘서트가 있다. 이어 연구소 30년사 출판 경과 보고가 이어진다.

제주4.3연구소는 지난 1989년 창립 이후 4.3 경험자들에 대한 수많은 구술 채록과 함께 여러 권의 구술채록집을 펴내면서 국내 구술 채록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의 : 064-756-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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