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연동 호텔 부지 매입추진 모 시행사 "신세계가 가로채 갔다"며 '국민 청원'

신세계면세점이 제주 입점을 위해 제주시 연동 모 호텔부지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주 입점을 위해 제주시 연동 모 호텔부지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연동 한복판 대형 호텔이 있던 곳에 신세계그룹이 '면세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해당부지 계약을 먼저 추진하던 중소기업이 피해를 호소하고 소송이 벌어지는 등 잡음을 낳고 있어 논란이다.  

논란의 사업예정지는 제주시 연동 특2급 뉴○○○ 관광호텔 부지다. 현 소유자는 K교육재단이다. 이 교육재단이 최근 호텔을 허물고 면세점을 짓겠다며 제주도에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지상 7층에 지하 7층 규모. 판매시설 연면적은 1만5000㎡로 기존 롯데나 신라면세점 보다 2배 이상의 크기다. 

제주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 18일 첫 심의를 열고 "주차장 확보대책이 부족하다"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해당 호텔부지는 3.888㎡(약 1178평)다. 

문제는 또 있다. 이 호텔 부지를 놓고 서울 소재의 모 부동산개발 시행사와 K교육재단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 시행사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소기업을 파산시키는 면세점 공룡기업의 금권을 앞세운 횡포를 막아달라'고 청원까지 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호텔부지를 소유한 교육재단과 토지 매매계약을 추진하던 중 신세계면세점이 끼어들어 우리가 진행하고 있던 금액보다 터무니없는 금액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그 부지에서 각종 인허가 작업을 진행하던 중에 신세계의 개입으로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주 입점을 위해 제주시 연동 모 호텔부지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개발업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내용

이 시행사는 되레 교육재단측으로부터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지만,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K교육재단이 면세점 사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된다"며 "신세계면세점이 K교육재단을 등에 업고 몰래 제주에 입점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재단 이름으로 인허가를 받아내면 신세계가 최종 인수할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등기부등본에는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7월 교육재단에 70억원을 빌려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된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주 진출을 위해 우회적으로 교육재단을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한편 뉴○○○ 관광호텔은 2년 전부터 문을 닫은 상태이고, 해당 부지가 신세계에 매각됐다는 소문은 올 7월 본격적으로 나돌았다.

이와 관련, 7월말 신세계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면세점 부지로 제주시 연동 소재 뉴○○○ 관광호텔 부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룹 차원에서 면세점 추진을 위해 제주시 연동에 부지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현재로선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7월 교육재단에 70억원을 빌려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이 제주 시내면세점 진출을 놓고 시작부터 거짓말을 한 셈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