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28일 사직서 처리 ‘후임 인선 착수’...사상 첫 총파업 영향 관심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사직서가 수리되면서 공사 설립 24년 만에 파업으로 치달은 노사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오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하루 만인 28일 전격적으로 사직서를 수리하고 곧 후임 사장 인선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앞선 27일 오전 2시10분 오 사장은 개발공사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 최종 담판이 결렬되자, 오전 8시30분 원 지사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 출신인 오 사장은 1981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1999년까지 근무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고려대 겸임교수로 재직하던 2017년 4월3일 고향으로 돌아와 제10대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초 임기는 2020년 4월3일까지였다.

오 사장은 2018년 10월20일 삼다수 공장 내 페트(PET)병을 생산하는 제병6호기에서 직원이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사고로 전 사업총괄이사 A(58)씨와 제병팀장 B(45)씨, 공병파트장 C(45)씨 등 3명이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일이 있었다.

오 사장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개발공사 위임전결과 내부 직제 규정 등을 종합해 최종 책임자를 사업총괄이사로 해석하면서 형사처벌을 면했다.

직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올해 2월 사상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창립 초기 120명이던 조합원이 10개월만인 12월27일 현재 617명으로 늘었다. 전체 직원은 765명이다.

오 사장은 7월부터 노조와 19차례에 걸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 왔다. 당초 양측은 10월10일 단체협약 체결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12월12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신청에 나섰다. 이마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0~21일 단체협약 쟁의행위 투표가 진행됐다. 결과는 찬성 97%(568명)의 압도적 동의였다.

노조는 성과장려금과 명절상여금, 야간근로수당 확대, 근속승진 도입 등 근로자 처우개선과 직급체제 개편, 노동이사제 도입, 인사위원 추천권 확대 등을 요구해 왔다.

27일 새벽 오 사장은 최종 협상안을 토대로 합의에 나섰지만 인건비 조정비율이 행정안전부 지침에 위배될 수 있다며 자진 철회하면서 이날 오전 2시10분 노사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이에 반발해 27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1995년 공사 설립이후 24년만에 사상 첫 집단행동이다.

이번 파업으로 국내 먹는샘물 시장 1위인 삼다수 생산과 비상품 감귤 처리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개발공사 이에 대비해 한 달 반 가량 공급 가능한 삼다수 11만2000톤을 비축해뒀다.

개발공사는 사장이 공석이 되면서 내부 규정에 따라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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