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2,L3,L5라인 3곳 당초 오늘부터 가동 재개...이경호 사장 직무대행 교섭 재개 관심

공사 창립 24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자들이 공장 대신 거리로 나섰다.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500여명은 2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제주도정의 사태 해결을 주문했다.

2018년 2월 설립된 노조는 그해 7월부터 19차례에 걸쳐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 왔다. 당초 양측은 10월10일 단체협약 체결 약속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노조는 12월12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신청에 나섰다. 이마저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12월20~21일 단체협약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결과는 97%(568명)의 압도적 동의했다.

노조는 성과장려금과 명절상여금, 야간근로수당 확대, 근속승진 도입 등 근로자 처우개선과 직급체제 개편, 노동이사제 도입, 인사위원 추천권 확대 등을 요구했다.

노사는 2019년 12월26일 오후 2시부터 최종 협상에 들어갔지만 장장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의조차 파행으로 치달았다. 결국 노조는 12월27일 오전 9시를 기해 사상 첫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도개발공사는 동절기 공장 설비 정기검사를 마치고 오늘부터 공장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파업 여파로 전체 4개 생산라인 중 L2, L3, L5라인 3곳은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L4라인은 공조시설 교체작업으로 애초 2월20일까지 공장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1998년 공장 준공 당시 도입된 L1라인은 시설 노후화로 인해 설비 해제 작업이 이뤄졌다.

사측은 정기검사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에 대비해 이미 11만2000t의 물량을 확보해 뒀다. 겨울철에는 먹는 샘물 수요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두 달 가까이 유통이 가능한 물량이다.

삼다수는 2018년 10월 공장 내 근로자 사망사고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 될 때에도 한 달간 생산이 중단됐다. 당시도 개발공사는 비축물량을 이용해 삼다수 공급 대란을 피해갔다.

개발공사는 오경수 사장이 총파업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12월30일부터 이경호 상임이사가 사장 직무대행으로 교섭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새로운 사측 협상단이 꾸려지면 재차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도 당부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개발공사 전체 직원 750여명 수준이다. 이 중 610여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개발공사는 1995년 공사 설립이후 24년간은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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