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계 휴정기 끝나...연초 잇따라 선고 공판

보름 가까이 이어진 법원의 동계 휴정기가 끝나면서 제주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던 주요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조만간 가려진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 사무 일정 등으로 해를 넘긴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선고가 연초부터 줄줄이 예정돼 있다.

강력 사건의 경우 의붓아들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소기소 된 고유정의 결심공판이 20일 열린다. 이보다 앞선 6일에는 고유정을 상대로 한 피고인 심문이 예정돼 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 1월말이나 2월초로 예상되는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과연 법정 최고형을 선택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9일에는 제주시내 모 아파트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말다툼을 하다 이웃사촌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70대 남성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지난 12월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죄를 지었으니 죗값을 치르겠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29일에는 또 다른 의붓아들 사망사고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2018년 12월 숨진 다섯 살배기 의붓아들은 부검을 통해 신체 여러 곳에서 학대로 의심되는 상처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열린 1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 했다. 계모인 피고인이 이에 항소하면서 현장 검증 등 치열한 법정 다툼이 이어져 왔다.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도내 모 초등학교 여교사를 살해한 40대 남성에 대한 항소심 선고도 같은 날 열린다. 피고인은 2018년 6월2일 서귀포 모 아파트에서 여교사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

피고인은 재판 내내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횡설수설하다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중형을 의식한 듯 유족들을 향해 사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행정과 정치적 현안에 대한 선고도 예정 돼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자동차대여사업 업체인 (주)제주스타렌탈과 (주)채영앤지가 제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신규등록 거부처분 취소 사건에 대해 8일 선고 공판을 연다.

이들 업체는 이른바 렌터카 총량제에 앞서 증차가 원천 차단되자, 증차 및 유입 방지 계획 고시 전인 2018년 3월7일 이미 증차 신청이 이뤄졌다며 그해 5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제주도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하면 증차를 거부당하거나 자진 철회한 업체들의 줄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행정은 물론 업계에서도 재판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버자야제주리조트(주)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상대로 제기한 32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선고도 5년 만에 열린다.

당초 서울중앙지법 제21민사부는 10여 차례에 걸친 변론을 마무리하고 1월9일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지만 버자야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선고 일정을 2월6일로 미뤘다.

징역 정가에서는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당원명부 유출 사건 항소심을 주시하고 있다.

선거 도중 7만여명이 넘는 당원 명부가 통째로 문대림 전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로 넘어갔지만 정작 검찰은 최초 유포자의 출처를 밝히지 못하면서 각종 의혹만 난무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제주도의원과 당시 문대림 캠프 관계자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16일 열린다. 당시 경쟁 후보였던 김우남 전 국회의원의 입장 발표 여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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