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선관위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20분씩...토론 '일절 제한'

'양자구도'로 치러지는 초대 민선 제주도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기자간담회가 열렸지만, 선거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맥빠진 간담회가 진행돼 빈축을 샀다. 후보자에 대한 발언 시간을 기계적으로 배정했을 뿐, 두 후보 간의 의견교환 기회를 일절 차단하면서다.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문관영)는 8일 오후 2시 제주도체육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제주도체육회장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후보 등록을 마친 부평국 전 제주도체육회 상임부회장과 송승천 제주도씨름협회장이 참석했다. 두 후보는 각각 5분의 모두발언과 15분의 질의응답 시간을 동일하게 배정받았다.

8일 오후 제주도체육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제주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주도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기자간담회. ⓒ제주의소리
8일 오후 제주도체육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제주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주도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기자간담회. ⓒ제주의소리

결국,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에 맞춰 1시간을 채우지 않고 종료됐다. 질의응답 시간 역시 체육계 전반적인 정책을 묻기엔 턱 없이 부족했고, 각 후보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질의만 오갔을 뿐이었다.

두 후보자 모두를 대상으로 질문을 하는 과정도 일절 제한됐다.

간담회가 열리기 전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는 '토론회' 형식에 마다하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관위는 제한적인 간담회를 기획했다.

후보 간 선거 과열을 사전에 방지하라는 대한체육회의 지침이 있었다고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인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회선관위의 주최로 열리는 공식적인 행사는 이날 간담회가 마지막이다.

가뜩이나 후보자들의 공약이나 소신 등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는 선거에서 체육계의 이슈를 도민사회에 알릴만한 기회조차 제한받은 셈이다. 이와 같이 '깜깜이' 선거로 전개될 경우 인맥과 지연, 조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오후 제주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제주도체육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도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부평국, 송승천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8일 오후 제주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제주도체육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도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부평국, 송승천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이날 간담회에서 부평국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사설 학원, 각 종목 체육관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이에 대한 지원 방법을 모색해 도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선수들에게 지원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 후보는 "제주도체육회 사무처 직원들의 의식전환과 체육회와 종목단체 간 수평적 관계 형성 등을 통해 종목단체와 민선체육회가 공동체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는 존경받는 체육인상을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부 후보가 도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좋은 성적을 냈던 체육 지도자들을 계약 해지하는 것이 '편가르기 논란'을 불렀다는 질문이 나왔고, 부 후보는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제주 체육을 위해 경각심을 울렸다"고 짧게 답했다.

송승천 후보는 별도의 모두발언을 준비하지 않고 곧바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초대 민선 체육회장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인생의 마지막 봉사는 어디에서도 할 수 있지만 체육회의 새로운 수장은 수 많은 체육인을 끌고 앞으로 나가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제가 체육회장이 되면 절대 수십억원의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반납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예산을 더 확보해서 지금까지 어려움 속에 있었던 체육계 지도자, 감독, 종목단체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질의응답 중 송 후보는 제주도체육회가 기탁금 내역을 실수로 발급하면서 불이익을 받게됐다는 이의를 제기했고, 경력사항의 허위사실 기재가 단순 오타였음을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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