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수사도중 제주로 발령된 박찬호(53.사법연수원26기)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3일 4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수사도중 제주로 발령된 박찬호(53.사법연수원26기)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3일 4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제주지검장으로 취임한 박찬호(55.연수원26기) 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의 인사를 두고 좌천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역조직 안팎에서 제주가 좌천 행선지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13일자 고등검사장급과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제주지검장으로 발령했다.

박 검사장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7년 8월 공공수사부(엣 공안부)를 지휘하는 2차장검사 자리를 꿰찼다. 윤 총장이 검찰 총수에 오르면서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에 올랐다.

인사 발표 후 10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년 검찰 신년동우회에서 한 선배가 제주는 애를 써도 가지 못하는 곳이라고 말하자 박 검사장은 “아무나 가기는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제주지검 검사장은 말년이나 초임 검사장급 인사의 행선지로 인식되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반면 근례 들어서는 조직 확대와 근무 환경 개선으로 선호도가 높은 자리가 됐다.

독보적인 제주의 자연 풍광과 도심지 한복판에 위치한 관사 등도 장점 중 하나다. 이웃사촌인 제주지방법원도 법원장은 물론 일선 판사들의 제주 근무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역대 제주지검장의 발자취도 나쁘지 않다. 직전 제67대 조재연(59.연수원25기) 제주지검 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수도권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이동했다.

제66대 송삼현(59.연수원23기) 전 지검장은 제주에서 요직인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옆 건물에서 함께 임기를 보내던 이동원(58.연수원17기) 제주지방법원장은 법조계 최고 공직중 하나인 대법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2013년 여검사로는 처음 검사장에 오른 제63대 조희진(59.연수원19기) 전 지검장은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장을 맡고 2017년에는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 받기도 했다.
 
제64대 이석환(57.연수원21기) 전 지검장과 제65대 윤웅걸(55.연수원21) 전 지검장은 각각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고위직 인사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을 앞두고 2018년과 2019년 용퇴했다.

박 신임 검사장은 13일 취임식에서 공수처 등 검찰개혁을 언급하며 “검찰의 법집행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3에 대해서는 검찰이 더 정성을 쏟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라며 “도민들에게 직접적 고통을 주는 범죄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며 향후 조직 운영 방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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