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고시 출신들 인사적체 요인에 외곽 떠돌아...하반기 인사도 '대폭' 예고

제주도가 15일 오후 늦게 2020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예고했다. 외부로 나갔던 고시 출신 고위직 공무원들이 복귀한데 따른 인사적체와, 6개월 짜리 실국장 임명이 불가피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인사부서의 고민이 깊었던 인사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규모는 승진 120명, 전보 488명(행정시 교류 92명 포함)으로 총 608명이다. 

상반기 정기인사에 대해 제주도는 민선 7기 원희룡 도정 중반부에 이른만큼 도정핵심 과제 추진을 위해 직무역량과 직위 접합성을 고려한 '적재적소' 인력 재배치를 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여성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자찬했다. 실제로 5급 행정직 승진 18명 중 9명(50%), 전체 승진자 31명 중 12명(39%)이 여성공무원이다. 

주요 보직에 여성공무원을 배치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여성인력을 활용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격무·기피·현안 부서에 능력있는 직원을 배치해 조직의 안정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격무부서·전문관 지정 등 인사상 인센티브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제주도의 설명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은 '지방고시' 출신들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고시출신들은 5급 사무관부터 시작해 보통의 경우 나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비교적 이른 시기에 부이사관(국장급)에 승진하면서 최소 10년 이상 국장을 맡고 있다.

문제는 고시 출신들이 공직사회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국방대학원에 장기교육을 떠났던 이중환 이사관은 당초 도의회 사무처장이 유력했다. 

하지만 도의회에서 이중환 이사관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결국 같은 고시 출신인 양기철 이사관이 장기교육을 떠났고, 이미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이 이사관은 도민안전실장 보직을 맡게 됐다.

기획조정실장 자리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이후 3년 동안 과장과 국장으로 자리를 지킨 현대성 교통항공국장이 꿰찼다. 격무부서 국과장을 역임한 공로를 인정받은 측면도 있지만 고시출신들이 제대로 안착못한 점도 작용했다.

여기에 고시출신인 김양보 부이사관과 조상범 부이사관은 장기파견 됐다. 김양보 부이사관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에 2년 동안 파견되고, 조상범 부이사관은 영국대사관 참사관 자리로 3년 동안 나가게 된다. 

고시 출신들이 도정 핵심 역할에 자리잡아야 되지만 인사적체의 주요 요인이되면서 자꾸 외곽으로 나돌아 공직내에선 이들이 마치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는 자조섞인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이번 인사에선 6개월짜리 국장들이 무더기 나온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물러나는 올 하반기 정기인사의 폭도 또 대규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61년 상반기 출생인 현학수 특별자치행정국장, 현경옥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 직대, 고순향 세계유산본부장, 김영진 서귀포부시장 직대, 고윤권 도시건설국장 직대는 올해 6월말이면 공로연수를 떠나게 된다. 

이들이 6개월 짜리 실국장에 그치게 되면서 업무를 알만할 때쯤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모양새다. 결국 하반기 정기인사도 대대적인 자리 이동이 불가피해 벌써부터 인사부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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