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최근 제주에서 불거진 원앙 집단 떼죽음 사건과 관련해 사인이 당초 알려진 산탄총이 아닌 통신선에 의한 목 부러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최근 원앙 사체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6마리 모두 경추 절단과 가슴 근육 파열이 직접적인 사인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6마리 중 가슴에 총상이 있던 원앙도 목이 부러져 있었다. 산탄총 총알이 있었지만 녹슬고 이미 자연치류가 이뤄진 상태였다. 이미 다른 곳에서 수개월 전 총상을 입은 흔적이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직접적 사인으로 현장에 설치된 통신선을 지목했다. 결정적 이유는 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한라봉 재배 농가 관계자의 진술이었다.

경찰은 탐문 수사과정에서 해당 농가가 10일 당일 아침 원앙 떼가 이동하던 중 통신선에 연이어 걸려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016년 설치된 문제의 통신선은 전신주를 가로지르는 2개 줄 사이에 선이 다시 연결된 구조다. 경찰은 원앙이 이 사이를 빠른 속도로 통과하다 줄이 목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 중 산탄총이 발견된 원망이 엑스레이 사진. (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 중 산탄총이 발견된 원망이 엑스레이 사진. (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당초 현장을 목격한 한국야생조류협회 제주도지회는 일부 사체에서 산탄총 총알이 발견된 점을 이유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총을 쏜 것으로 추정했다.

천연기년물인 원앙은 포획 자체가 불법이다. 현재 제주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차단하기 위해 수렵도 전면 금지된 된 상황이다.

특히 산탄총은 사방으로 퍼지는 특성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인근 농가에서도 총소리를 들었다는 목격자가 아무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과 목격자 진술, 현장 상황을 종합할 때 산탄총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은 없다”며 “과거에도 인근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는 진술도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경찰서는 산탄총이 아닌 통신선 걸림 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만간 조류전문가와 현장 조사를 통해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측은 “원앙이 전기줄에 걸려 죽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집단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며 “다만 새로운 환경의 장애물이 생겼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10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 제2강정교 일대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사진제공-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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