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탑동 매립 사업과 함께 조성돼 도심지 대표 휴양시설로 자리매김했던 탑동 놀이공원이 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2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제주시 건입동 명품횟집거리 바로 옆 ‘제주월드21’ 일대 부지가 매각돼 최근 놀이시설이 전면 철거됐다.

최초 사업자인 범양건영(주)은 2000년 제주시 탑동 일대 2만9000㎡에 오션파크와 워터피아, 영플라자, 환타지아 등 4개 테마로 구성된 종합위락시설인 ‘제주월드21’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해수보트장과 높이 40m 규모의 번지점프대,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된 대규모 풀장, 바이킹과 모노레일 등을 갖춘 야외 놀이시설 주요 핵심시설이었다.

사업자는 2000년 8월 전체 사업부지 중 4640㎡에 대해 일반유원시설업 허가를 받고 놀이공원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개장 당시 허가된 놀이기구는 회전그네와 미니롤러코스터였다. 

개장 초기부터 방문객이 늘면서 놀이기구는 바이킹과 타가다, 모노레일, 범퍼카, 시뮬레이터, 회전목마, 알라딘, 카니발사격장, 콘보이 등 12종의 놀이기구와 부대시설로 늘었다.

이후 번지점프시설과 야외 수영장이 연이어 들어섰지만 당시 3만5000원에 이르는 높은 요금 등으로 이용객은 줄었다. 해당 시설들은 철거됐지만 놀이기구만 명맥을 유지해 왔다.

주변에 신축 호텔이 들어서면서 소음으로 인한 민원도 있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도심지 속 유일한 야외 놀이시설로 수많은 어린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해왔다.

20년이 지나면서 토지주와 사업자도 여러번 바뀌었다. 2012년에는 경영난으로 전체부지와 시설이 경매에 넘어가 이듬해 임의경매 형식으로 매각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새로운 사업자가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2000㎡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188실)을 추진하다 중단한 적도 있다. 

기존 사업자는 2019년 8월30일 새로운 사업자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고 10월29일 제주시에 놀이시설(일반유원시설업) 폐업신고를 했다.

새로운 사업자는 숙박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주시에 건축신고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최초의 실내 어린이공원인 재밋섬에 이어 제주월드21까지 폐업하면서 원도심권 놀이시설은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됐다.

재밋섬은 2012년 12월 옛 아카데미 극장을 리모델링해 바이킹 등 10종의 놀이시설을 갖춰 문을 열었지만 가칭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사업 등의 여파로 지난해 영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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