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신당 합류한 원희룡, 22일 오후 기자간담회..."도민의견 구하지 못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보수통합신당에 전격 합류를 결정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도민의 뜻을 따르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원희룡 지사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오전 11시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이어 오후 2시께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도청 출입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무소속에서 '보수신당'으로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원 지사는 "보수통합신당의 창당 취지에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박형준 혁통위원장의 제안에 일단 힘을 보태기로 했다"며 "다만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있는 도지사 직무에 지장 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아직 당이 창당된 것은 아니지만 창당작업에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입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원 지사는 "무소속 도지사 신분을 변경할 때 도민의 의견을 구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과정이 생략됐다"며 사과했다. 

'결과적으로 도민 뜻을 묻지 않았다'는 질문에 원 지사는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가까운 분들과 제주사회에서 저에게 진로와 방향 제시, 쓴소리를 해 주시는 분들과 의논하고, 도민들에게도 가부간 나름대로의 의견들을 물어야 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한다"며 "하지만 일단 급한 상황에서 상징적으로 의논을 드려야 하는 분들에게는 유선 등으로 최소한의 의논은 드렸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그게 제대로 된 절차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창당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를 놓고, 조금 절차가 미미한 점은 죄송하지만 한분이라도 의견을 더 구하고 지혜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원희룡 마케팅이나 관권선거 우려가 있었다'는 지적에 원 지사는 "우선 도지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4년전 당시에는 박근혜 정권이었고, 제가 도지사가 된 지 얼마 안된 상황이었고, 지금은 정치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그동안 경험과 도민정서도 잘 알기 때문에 염려를 끼치는 행동은 자제하겠다"고 해명했다.

원 지사는 "제주에서 진행되는 총선이나 선거과정에서 도민들이 염려하는 일이나 법에 위반되는 일은 일체 없게끔 신중하게, 기준을 지키면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정치에 매몰되면서 도정 업무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원 지사는 "업무공백은 염려하지 말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1차산업이나 경기침체 문제는 제가 직접 챙기고, 소홀함이 없도록 유념하겠다"고 답변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은 봄철 철새조사를 진행해야 해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전문가 실무절차가 진행되고, 그밖에 제주도가 직접할 것은 별로 없다"며 "당장 도지사가 지휘감독 해야 하는 업무 자체가 차질이 없을 것임을 감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혁통위에 합류하면 중앙정치에 복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일정한 역할을 갖고, 일정 영향력을 행사하겠지만, 도지사직을 접거나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운동이 본격 진행되면 제 역할 자체가 제한된다. 한시적 역할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원 지사는 지난해 7월2일 민선7기 제주도지사 취임사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서 일을 함에 있어서 제주도민을 중심으로 삼겠다. 도민이 도정의 주인이다. 도정의 목적도 도민이다. 도정의 힘도 도민”이라며 “어떠한 권력과 이념도,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도 도민 위에 있지 않다”면서 다시 일할 기회를 준 ‘제주도민만 바라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