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54. 먼나무 (Ilex rotunda Thunb.) -감탕나무과-

이번 주에는 '기쁜 소식'의 꽃말을 가진 먼나무를 소개합니다.

제주로 관광 온 분들이 가로수로 식재되어 있는 이 나무를 보고 질문합니다. ‘뭔 나무예요?’, ‘뭔 나무래요?’, ‘뭔 나무?’라고 물어봤다는 게 바로 먼나무입니다. 꽃보다는 빨간 열매가 눈에 잘 들어옵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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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는 진한 회갈색의 매끄러운 껍질과 반질반질한 느낌의 잎을 지닌 늘푸른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의 남부 지방과 제주도, 일본, 대만, 중국 남부까지 터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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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의 이름 유래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멀리서 봐야 하니 먼나무라고 불린 설, 멋스런 멋나무에서 왔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잎자루가 길고 잎이 멀리 붙어 있어서 먼나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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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예부터 먼나무를 먹낭이라고 불렀습니다. 먹은 제주어로 검다의 뜻을 가지고 있어 줄기의 검은 표현을 한 것으로 보아 먹나무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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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전 5~6월이면 먼나무에 꽃이 핍니다. 그런데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따뜻한 제주에서는 4월경에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은 연한 자주색으로 꽃잎은 꽃받침보다 길며, 뒤로 젖혀지고 수술이 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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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는 여름에 손톱 크기 남짓한 연보라색 꽃이 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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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성이라 겨울 내내 시들지 않는 잎과 빨간 열매를 볼 수 있는 수종입니다. 그래서 최근 서귀포에서는 야자수 대신 가로수 대체 수종으로 먼나무를 식재합니다. 제주의 자생 먼나무 중 가장 오래 되었다고 알려진 서귀포 서홍동의 먼나무는 수령이 약 170년입니다.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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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동 소재 수령 170년 먼나무. ⓒ제주의소리

아름드리 우람하게 자란 서홍동의 먼나무는 키 9.5m에 나무 둘레 2.5m입니다. 한 겨울에도 빨간 열매가 가득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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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지나 겨울 오는 길목에 먹을 것이 없는 새나 곤충에겐 더 없이 고마운 먹이창고 역할을 해줍니다. 새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손을 퍼뜨리겠다는 먼나무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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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의 꽃말은 '기쁜 소식'라고 합니다. 설 명절을 맞아 올 한해는 제주의소리 독자분들 가정에 기쁜 소식만 전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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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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