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마음같이, 제주 재경예술인모임...31일부터 연극 ‘눈 오는 봄날’ 공연

전문 배우들의 제주어 연기로 오늘 날 허물어져 가는 지역 공동체를 이야기한다. 제주 재경예술인들이 선보이는 제주어 연극 ‘눈 오는 봄날’이다. 

극단 마음같이(대표 현대철), 괸당들은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세이레아트센터에서 연극 ‘눈 오는 봄날’을 공연한다. 김정숙 작, 현대철 각색·연출이다.

이번 작품은 2010년 전국연극제에서 작품상(대통령상)을 포함 4관왕을 휩쓴 같은 제목의 원작을 제주에 맞게 각색했다. 원작이 전라북도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다면 이번에는 제주도의 작은 마을로 설정했다. 대사 역시 제주어로 바꿨다.

철거를 코앞에 둔 달동네 마을 주민들의 정감있는 일상은, 외지 자본으로 대규모 개발이 벌어지는 제주사람들의 고민으로 탈바꿈했다. 

치옥은 처녀 때 떠난 고향 제주를 20여년 만에 돌아온다. 아버지와 어머니, 점빵 아주머니와 그의 남편 백수 아저씨, 동갑내기 친구, 무당 아줌마, 이웃집 언니까지 모두 반가운 얼굴이다. 어느 날 마을이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이웃들은 보상금을 받아 떠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토지 측량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지면서 각자 숨겨온 사정들이 서서히 밝혀진다.

연출 겸 배우를 맡은 현대철은 작품 소개에서 “내 고향 제주는 그 좋은 인심도 사라지고 그 좋던 자연 환경도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아직도 우리에겐 풍요로운 인심과 정이 남아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제주도 사투리와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우리 서민들의 소박한 이야기로 제주의 속 깊음을 보여주고 싶다”며 “‘고찌만 마랑 해볼라’라고 실천하며 살아온 우리 제주도의 정신도 보여주고 싶다. 한 바탕 놀음과 같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눈 오는 봄날’은 지난해 ‘말모이 연극제’를 통해 먼저 선보인 바 있다. 말모이 연극제는 이북,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까지 한반도의 사투리로 연극을 만드는 ‘우리말 예술축제’다. 재경 제주예술인모임은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제주어 ‘눈 오는 봄날’을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괸당들’이란 모임까지 만들게 됐다. 극단 마음같이는 제주 출신 배우 겸 연출가 현대철이 대표로 활동하는 극단이다. 

이번 ‘눈 오는 봄날’에는 신혜정, 강제권, 신혜정, 현대철, 조옥형, 강제권, 고지은, 고수연 등 제주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현대철은 최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말모이 연극제에 참여한 이후 고향 제주에서 꼭 무대를 올리고 싶어 자리를 만들었다”면서 최대한 많은 도민들과 반갑게 만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공연 시간은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3시와 6시다. 입장료는 3만원.

세이레아트센터
제주시 서광로 182-6 (제주가구공단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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