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4박5일 관광시 발열 등 증세 없어...제주도, 질병관리본부에 잠복기 포함 건의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에서 무증상 중국인과 접촉한 국민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제주도가 집중관리 대상 범위를 자체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2일 질병관리본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 정의의 범위가 너무 좁다며 동선 접촉자 파악 대상 등에 잠복기 기간도 포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제가 된 중국인 여성 A(52)씨는 21일 무사증으로 제주를 방문했다. A씨는 딸과 함께 도내 모 호텔에 투숙한 후 버스 등을 이용해 4박5일간 제주 관광에 나섰다.

이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증세가 없었지만 입국 다음날인 26일부터 열이 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증세를 보여 30일 확정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국내를 떠나기 전까지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아, 질별관리본부의 관리대상 자체가 아니다. 때문에 A씨와의 접촉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별다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증세가 없는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이 독일에서 발생하는 등 잠복기 감염이 의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독일에서는 출장을 위해 입국한 중국 상하이 출신 여성이 1월26일 본국에서 돌아간 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정 판정을 받았다. 독일에서는 아무런 증세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여성과 밥을 먹은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직원이 1월24일부터 고열과 오한, 근육통 등을 호소해 최종적으로 1월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러지 및 감염병 연구소(NIAID)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잠복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독일 사례를 바탕으로 잠복기에도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무증상자 간 전염 사례를 보고하며 접촉자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독일 사례를 고려해 질병관리본부이 방침과 별개로 A씨가 제주에서 묵었던 호텔 직원 5명을 관찰 대상으로 분류해 자가격리 명령서를 발부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중국인 관광객 접촉자에 대한 검사와 증상발현 이전 잠복기 때 대상자의 동선 및 접촉자 파악 제외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사례 정의 범위가 너무 좁다. 중국인 관광객과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는 업무 종사자 등에 경우 유사 증상시 즉시 관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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