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과의 싸움은 힘든 여정 
감염병과의 싸움은 힘든 여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리시선] 판단 착오 줄이고 도민에게 믿음 줘야
사진 설명. ⓒ제주의소리
신종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청정 제주를 위협하고 있다. 당국의 선제조치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제주의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무섭게 퍼지고 있다. 아직 사망자는 사스나 메르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확산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에선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며 그 타격이 사스를 훨씬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예상 보다 감염력이 높고 전파력이 센 것이 문제다. 당국의 선제조치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경험했듯이 감염병 공포는 우리네 일상을 순식간에 바꿔버린다. 경제적 손실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관광으로 먹고산다 해도 지나치지 않은 제주는 치명적이다. 더구나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일단 환자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신속하면서도 중앙 정부의 지침을 넘어서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도가 무사증 제도 일시 중단을 정부에 건의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무사증으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의 98%가 중국인이고 보면, 혹시 모를 감염 통로를 차단하는 일은 시급했다. 최초 건의는 1월30일. 정부가 사흘 후 제주도 건의를 전격 받아들인 것도 제주도의 판단이 옳았음을 말해준다. 

제주도는 더 나아가 중국인에 대한 입국 일시 금지도 요청했다. 기간은 ‘사태가 호전될 때까지’로 잡았다.

4박5일 제주를 여행한 중국인이 귀국 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국내에 알려진 다음날(2일)이었다. 이에대한 정부의 대답은 나오지 않았으나, 무모한 요청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신종 코로나는 ‘후베이 성벽’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미국, 호주 등은 우리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수용 여부를 떠나, 전파 가능성을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렇다고 일련의 움직임이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나 혐오, 차별로 흘러서는 안된다. 신종 코로나는 철저히 경계하되 보다 냉정해져야 한다. 

제주도가 중국인 확진자가 묵었던 호텔 직원 5명을 자가 격리 조치한 것도 선제적이었다. 질병관리본부의 방침을 바이블처럼 따랐다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격리 대상자는 호텔 직원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약사, 옷가게 점원, 버스기사, 편의점 직원 등 9명으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의 동선 파악 범주에 잠복기도 포함해 줄 것을 건의한 것 또한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충정의 발로였다. 

다만, 중국인 확진 사실을 공식 통보받고도 제때 알리지 않은 것은 못내 아쉽다. 감염병은 신속한 정보 공유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감추려 했다고는 생각하기 싫지만, 촌급을 다투지 않으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간과했다. 

“(섣부른)동선 공개는 방역을 위해 오히려 불안감을 준다”는 관계자의 발언은 상황 인식의 수준을 엿보게 한다. 그 사이 확인되지 않은 여러 소문이 돌면서 오히려 도민 불안감이 커졌다. 중국인 확진자의 여행 일자별 동선이 공개된 것은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뒤였다. 결국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 국내 확산 초기, 확진자의 구체적인 동선을 신속히 공개하지 않았다가 호된 질책을 받은 정부의 판단 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했다.

공·항만 이용객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도 머뭇거리다가 뒤늦게 국내선 발열 검사에 나선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어려움에 처한 제주경제를 고려하면,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원희룡 지사가 담화문에 밝혔듯이, 18년만의 무비자 입국 중단은 그 자체로 제주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지 모르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당장 좋지않은 징후가 나타났다. 지난 주말과 휴일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크게 감소했다.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두 사태를 겪는 동안 외국인 관광객은 급감했으나, 내국인 관광객은 도리어 증가했었다. 

별 수 없다. 견뎌내는 수 밖에. 감염병과의 싸움은 힘든 여정이다.

“청정지역 유지 만이 향후 사태 진정 후 제주 관광시장 조속 회복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원 지사가 해법도 잘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를 기필코 막아냈을 때 청정제주의 가치는 더없이 올라갈 것이다. 

문제는 도민 설득으로 끝나선 안된다는 점이다. 그 만큼 피해는 전방위적이고 막대할 게 뻔하다. 관광수익이 고루 돌아가지 않아서 그렇지, 단도직입적으로 지난해 무사증 입국자 81만명은 제주에 어떤 의미겠나.  

신속하고도 단호한 대처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이 기간 극심한 고통을 겪게될 관광업계,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게 버틸 여력을 제공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논설주간 / 상임이사>

* 소리시선(視線) /  ‘소리시선’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