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곳곳서 "무사증 중단 공감하지만, 역대 최악 상황" 노심초사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된 제주 무사증 입국 제도가 도입 18년만에 일시 중단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제주 관광 업계가 위기다. 절기는 봄을 맞는 입춘이나 업계에는 코로나 여파로 인한 거센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법무부는 ‘제주특별자치도 무사증입국불허국가 및 체류지역확대허가 국가 국민’을 지정고시, 4일 0시부터 제주 무사증 입국을 전면 중지했다.
 
무사증은 사증(비자)면제 협정 체결국가의 국민이 관광 또는 방문 목적 등으로 입국하고자 하는 경우 30일에 한해 사증 없이 입국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2002년 4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발효되면서 법무부 장관이 정하는 국가의 국민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은 사증 없이 제주에서 최대 30일간 관광할 수 있다.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등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한창일 때도 중단없이 운영됐던 무사증 입국 제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단됐다.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제주 관광 업계에서는 무사증 입국 제도 일시 중단에 따라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며, 또 중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무사증으로 입도한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07만9133명으로 이중 약 73.8%인 79만7312명이 무사증으로 입도했다.
 
연도별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에서 사용한 카드 매출액은 ▲2013년 3960억원 ▲2014년 6440억원 ▲2015년 7410억원 ▲2016년 1조800억원 ▲2017년 6720억원 ▲2018년 7980억원 등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 카드 소비액은 ▲2013년 3490억원(전체 외국인 관광객 매출액 대비 88%) ▲2014년 5830억원(90.4%) ▲2015년 6670억원(90%) ▲2016년 9840억원(91%) ▲2017년 5660억원(84.2%) ▲2018년 6320억원(79.2%)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제주 외국인 관광객 시장의 약 80% 이상을 중국인이 차지한다는 얘기다.
 
무사증 입국 제도가 일시 중단된 첫날인 4일 오후 3시 기준 중국→제주 직항 노선 5개 항공기를 타고 제주에 온 사람은 55명에 불과하다.
 
이날 남은 항공기는 1대 뿐이라서 중국→제주 직항기를 타고 제주에 온 승객은 100명도 안될 전망이며, 제주 방문 중국인 발길이 끊겼다고 할 수 있다.
 
도내 여행업계에는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메르스와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의 금한령 등 힘든 시기를 이겨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급격히 확산되면서 사실상 고객이 끊긴 상태다. 
 
카지노 업계도 가뜩이나 '큰 손' 중국인이 이미 줄었던 터라 설상가상인 셈이다. 
 
국내 면세업계 빅2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도 제주를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이 두 곳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고 귀국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일 오후부터 모두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관광 업계는 무사증 제도 일시 중단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역대 최악의 상황”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신종플루와 사스, 메르스, 사드 금한령 등 상황에서도 무사증 제주 입국 중단은 없었다. 중국인 입국 거부는 세계적인 추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며 “제주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 타격을 받을 곳이 한두 곳이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전에는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버틸 수 있었다”며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여행심리가 위축돼 내국인 관광객도 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빨리 진전돼 내국인 관광객 여행심리라도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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