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로 제주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이 마스크 사재기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물량이 동나는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4일 제주시 연동의 한 약국은 어제(3일) 수 십여 명의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면서 미리 확보한 물량 600개가 반나절 만에 완판 됐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 곳에서만 준비한 마스크 5000개가 단 며칠 만에 팔려나갔다. 한꺼번에 많은 손님이 밀려들자 약국은 번호표까지 배부하며 질서유지에 나섰다.

일부 중국인들은 박스채로 구매한 후 건물 앞에서 내용물만 가방에 담아 상자를 버렸다. 한 상자에는 3개씩 묶음 단위로 포장된 36개의 마스크가 담겨 있다.

이를 본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상자를 도로에 버리면서 약국 앞이 순식간에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빈 상자가 산처럼 쌓이자 이를 정리하기 위해 직원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해당 약국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인들이 파스와 무좀약, 피부연고 등을 주로 구입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마스크만 집중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한국산 KF94 마스크가 성능이 좋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내 방역이 강화되자 제주에 머물고 있는 중국 국적의 체류자들이 한국산 마스크를 본국으로 보내면서 도내 우체국 특송 업무도 폭주하고 있다.

제주지방우정청에 따르면 1월30일 제주시 463통, 서귀포 60통 등 523통이 접수됐다. 이튿날에는 제주시 883통, 서귀포 94통 등 997통이 접수돼 올해 가장 많은 접수 물량을 기록했다.

이틀간 접수된 물량은 1500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통과 비교해 무려 14배나 늘었다.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대폭 줄고 중국행 구호물자 화물까지 증가하면서 국제 배송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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