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2) disease 질병

dis·ease [dizíːz] n. 병, 질병.
새헤 초부터 몸과 모음이 영 펜안허질 못허지만
(새해 초부터 몸과 마음이 이렇게 편안하질 못하지만)

disease는 dis-“--없이(without)”와 –ease“편안함”의 결합으로 “편안함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편안히 지내라’는 말은 ‘병에 걸리지 말고 잘 지내라’는 말인 셈이다. 흔히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을 만들어낸다고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사스·메르스에 이어서 신종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를 통해 생겨난 몸의 병이 온 국민에게 불안(uneasiness)과 공포(fear)라는 마음의 병을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의 감염속도(rate of infection)가 매우 빠르다. 한 달여 만에 남미 대륙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환자 발생이 보고되면서, WHO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까지 선포했다.

그런데, 그 병에 감염된 환자와 감염의심환자들만 편안하지 못한 게 아니다.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중국에서 온 많은 중국관광객을 접대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도 감염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어 편안하질 못하고, 기존 매뉴얼만 고집하면서 선제적 대응(preemptive action)은커녕 뚫려버린 방역 구멍을 한 발자국씩 뒤따라가며 메우는 데 급급한 당국의 조치들도 우리 국민 모두를 편안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감염자와 같이 숨 쉬고 눈만 마주쳐도 전염된다'는 등의 괴담과 거짓 정보까지 돌아다닌다. ‘무증상 감염(asymptomatic infection)’이 있더라도 이렇듯 감염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 사스·메르스 때도 이런 괴담이 퍼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심리적 공황(psychological panic)까지 겪지 않았던가? 신종 코로나에 공기 전염(airborne infection)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제대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personal hygiene)만 잘 지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새해 초부터 우리 모두의 마음이 편안하질 못하지만 평상심(ordinary state of mind)을 잃지 않아야 이 사태를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감염' 그 자체보다도 '감염의 공포'가 인간 사회를 더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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