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2일 성명을 내고 제주 연안 전역을 환경·생태계관리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최근 남방큰돌고래가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협종 적색목록에서 ‘준위협종(Near Threatened)’으로 재분류됐다. 전 세계적으로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추세가 명확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국립 고래연구센터 추산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수는 2009년 114마리에서 2018년 107마리로 지난 10년간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멸종위기에 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돌고래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것이지만, 제주 바다에는 돌고래 보호구역이 없다. 제주 연안을 온통 점령할 추세인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이미 제주 남쪽 해양생태계를 유린해버린 제주해군기지, 북쪽 해양생태계에 치명적 타격을 줄 제주신항만 매립공사가 예정돼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현재 제주 해양생태계는 기후위기로 온통 몸살을 겪고 있다. 잦은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와 급격한 해수온도 상승, 갯녹음 현상, 해양쓰레기, 처리되지 못한 하수로 인한 연안오염, 지하수 고갈, 세계 평균보다 두 배가 넘는 가파른 해수면 상승에 의한 해안가 침수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돌고래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가 2010년대까지만 해도 빈번한 정치망 혼획과 돌고래 쇼장에 의한 불법포획이었다면 2010년대 이후에는 서식 조건의 악화에 따른 생태환경적 요인이 더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단체는 “게다가 제주도정은 현재 최대 남방큰돌고래 서식처인 대정읍과 구좌읍 앞바다 일대를 에너지개발구역으로 지정해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세워버리려는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돌고래 서식처마저 에너지개발로 파헤쳐버린다면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급격한 개체수 감소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1km 남짓 떨어진 해안선 인근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만들면 연안정착성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완전히 갈 곳을 잃게 될 것”이라며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모든 시도에 맞서 싸우면서 해양생태계의 건강함과 풍요로움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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