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도민회의 논평, “투잡 도지사 대신 사퇴가 도민 위한 도리”

새누리당 이후 갈라진 보수 계열 정당이 총선으로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뭉친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이하 원 지사)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 합류했다. 제주 시민단체들은 “투잡 도지사 대신 깔끔한 지사직 사퇴가 도민에 대한 도리”라고 평가 절하했다. 무엇보다 “최소 주 2회 여의도에 상주할 판”이라며 도정 공백을 우려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도민회의)는 17일 논평을 통해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민의 봉사자가 아닌 중앙 정치인의 길을 선언하며 불가피한 행정 공백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도민회의는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제주지역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때인데 도정의 최고 책임자가 제주도의 안녕과 도민의 안전을 내 팽개치고 오로지 자신의 입신을 위해 상경에 나서는 꼴이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에 원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고 원 지사를 비판했다.

도민회의는 “원 지사는 선거운동이 아닌 정당 활동 범위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 시기에 정당의 활동이 곧 정당의 선거운동이지 선거와 별도로 구분된 정당 활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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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신당에 합류한 원희룡 지사가 지난 1월 22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났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더욱이 “원 지사는 지난해 8월 중앙정치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선관위로부터 선거중립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으며 최근엔 피자돌리기와 죽 판매 등으로 인해 제주도선관위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면서 “총선으로 인해 사실상 모든 정당 활동이 선거에 집중하게 돼 원 지사의 이런 행보가 향후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지적”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당의 현재 당규로도 최고위원회의는 매주 정기적으로 1회 열리며 대표 소집 시 수시로 열린다”면서 “적어도 주 2회 이상은 여의도에 상주해야 할 판으로 원 지사의 도정 공백은 불을 보듯 뻔 한일이다. 현직 자치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계속 감시당하고 지적당할 처지라면 차라리 지사직을 사퇴하고 선거운동에 매진하는 것이 낫다”고 지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도민회의는 “영리병원 공론화를 뒤집고 제2공항 공론화까지 거부했을 때 도민들은 도백으로서의 기대를 포기했을지 모른다”면서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원 지사가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정당의 최고위원직을 수락한다면 먼저 지사직을 사퇴하는 것이 제주도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도민회의는 “제주도는 투잡 지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제주도를 위해 봉사할 진정한 도백을 원한다. 원 지사의 품격 있는 마지막 판단을 촉구한다”고 지사직 사퇴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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