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국 70여명 작가 참여...주제 ‘할망은 크고 많고 세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2회 제주비엔날레가 6월 17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도립미술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최대 국제 미술행사 ‘제주비엔날레’가 두 번째 일정을 최종 확정지었다. 주제는 지역, 여성을 앞세운 ‘할망은 크고 많고 세다’로 정했다.

19일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최정주,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제2회 제주비엔날레가 6월 17일부터 9월 13일까지 89일 동안 열린다. 장소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산지천갤러리, 산지천 전망대, 고씨주택, 저지리 약용작물유통센터까지 총 6곳이다.

주제는 ‘할망, 크고 많고 세다(Halmang is too big, too many, too strong)'이다. 주제 안에는 할망 그 자체로서의 여성, 제주의 독특한 지역성, 상상력이 가미된 구전 이야기라는 세 가지 소주제를 가진다.

도립미술관은 할망에 대해 “제주의 창조신이며 오늘의 제주를 만든 과거 제주의 여성들이며, 또 현재를 살아가는 강인하고 포용적인 제주의 여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주제에 따라 비엔날레는 제주의 무속 신앙과 가슴 아픈 역사에서 문화적 혼성이 이뤄진 제주의 특징을 퍼포먼스, 사진, 영상, 게임, 문학,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보일 계획이다. 나아가 제주의 생태, 공동체, 이야기들이 어떻게 현대미술과 이어지는지 동시대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시선을 통해 새로운 제주의 모습을 조명한다.

참여 작가는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덴마크, 미국, 영국, 폴란드 등 20여개국 70여명이다. 이 가운데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자 아드리안 파이퍼(Adrian Piper),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대표 작가 로르 프루보스트(Laure Prouvost), 미국 시각예술의 전구자 조안 조나스(Joan Jonas) 등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작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제주 출신으로 덴마크 입양 작가 제인 진 카이젠도 신작을 들고 온다.

참여 작가는 특정 지역에 편중하지 않고 국내외 비율을 5:5로 고려했으며, 국내 작가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제주 작가다. 강요배, 이지유, 백광익, 홍보람, 이승수, 유창훈, 홍진숙, 강술생 등이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김인선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제주 작가들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전시 전체 성격에 맞게 구성·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제공=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유창훈 작가의 작품 '한라산과 개오리오름', 300x110cm, 화선지에 수묵담채. 제공=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제공=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Hu Xiaoyuan(후 샤오위안)의 작품. 제공=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이번 비엔날레는 전시장을 선택·집중하고 전체 작품의 40% 이상을 신작 작품으로 채우는 등 전반적으로 전시에 집중하는 성격을 보인다. 

부대 행사도 준비돼 있다. 본 전시뿐만 아니라 제주시 원도심 공간을 중심으로 20여팀이 참여하는 특별전을 병행한다. 현대미술에 대한 학술대회 ‘콜로키움’, 제주 곳곳의 문화·사람을 만나는 ‘탐라순담’, 참여작가의 작품을 게임과 컬러링북으로 만나는 어린이·청소년 체험행사 등도 마련한다. 한국어, 영어, 그리고 제주어 오디오가이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정주 관장은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의 독자적인 국제예술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한 도민과 문화관광객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또한 비엔날레는 문화자원과 자연자원, 예술자원, 도시자원 등을 예술과 결합해 동시대에서 제주를 둘러싼 문화예술생태를 논의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제주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문화적 자산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서 “2020년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의 새로운 모습과 가능성들이 국내외로 널리 전하고 세계적인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신생 비엔날레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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