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편 홍씨 "고유정의 거짓말을 재판부는 알텐데...이해할 수 없어"

 

고유정(38.여)이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가운데, 현 남편 홍씨가 “아들 사망에 대한 진실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며 울분을 토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시 전 남편 살인·사체손괴·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병합된 의붓아들 살인사건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다.
고유정이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자 현 남편 홍씨가 눈물을 훔치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고유정이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자 현 남편 홍씨가 눈물을 훔치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재판부는 고유정이 현 남편 홍씨와 원만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의붓아들을 보육해야 한다는 점 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이고,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 판결 이후 고유정의 현 남편 홍씨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재판정을 빠져나왔다. 홍씨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힘들 정도로 슬픈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홍씨의 변호인은 홍씨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잠시 뒤 취재진 앞에서 선 홍씨는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홍씨는 이날 재판에서 쟁점이 된 독세핀(doxepin) 성분에 대해 운을 뗐다. 독세핀은 불안 해소와 항우울 작용이 있는 정신 작용제로 불면증 치료제로 쓰인다.
 
검찰은 여러 간접 증거를 통해 고유정을 독세핀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홍씨와 의붓아들에게 먹이고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홍씨는 아들이 숨진 뒤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았으며, 고유정은 의붓아들 사망 직전에 감기약과 독세핀 성분이 든 의약품을 처방 받은 적이 있다. 
 
홍씨 모발에서도 독세핀 성분이 검출됐지만, 재판부는 홍씨의 모발 길이가 1.5~4.5cm 정도로 짧아 의붓아들이 사망한 날 당시 고유정이 홍씨와 의붓아들에게 독세핀 성분의 약을 먹인 것인지, 홍씨가 의붓아들이 사망한 이후 독세핀 성분의 약을 먹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홍씨는 “작년 7월19일 대질 조사에서 고유정은 독세핀을 버렸다고 했지만, 저의 몸에서 독세핀이 검출됐다. 독세핀과 관련돼 고유정은 모든 말은 거짓말”이라며 “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들을 잃고 나서 항우울증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은 적이 있지만, 복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 몸에서) 처방받은 항우울증제와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고, 독세핀만 검출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항우울증제 등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독세핀에 대해 고유정의 진술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재판부는 알 것”이라며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홍씨는 “재판부에 묻고 싶다. (아들 사망 당시) 제3자 침입은 없었다. 또 부검 결과는 타살이다. 그렇다면 누가 죽였다는 것인가”라며 정황상 아들의 살해 범인은 고유정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열흘 뒤면 아들이 숨진 지 딱 1년 되는 날이다. 고유정이 무죄라면 저는 아빠로서 아들 죽음의 원인조차 모르는 사람이다. 피고인의 권리가 중요할 수 있지만, 아들 죽음의 진실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 재판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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